정운호(51ㆍ수감 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대표의 원정도박 수사단계에서 변호를 맡았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의 탈세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1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홍 변호사가 실제 수임한 내역과 수임료를 기재한 비밀장부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이를 확보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홍 변호사와 정 대표의 최근 10년간 금융거래 내역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두 사람 사이에 수임료 이외에 별도의 금전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인력 대부분을 자금추적에 투입했다.
검찰은 앞서 홍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서 수임자료 등을 확보했고 서울변호사회와 서울국세청, 법조윤리협의회, 관할세무서 등에선 홍 변호사의 수임내역과 세무자료 등을 가져왔다. 검찰은 확보한 자료를 대조해 홍 변호사가 세무신고를 제대로 했는지, 선임계를 내지 않고 수임료를 받았는지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이 홍 변호사의 탈세 혐의에 주목하는 이유는 정 대표가 그에게 수임료 이외에 거액의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두 차례 무혐의를 이끌어내고 지난해 10월 정 대표가 구속됐을 때도 변론을 맡았다. 홍 변호사는 “수임료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조계 주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게 해준 공을 인정받아 그가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에 우선 순위를 둬서 살펴보고, 변호사 활동기간 전반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을 다 살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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