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역량 반영비율 줄며 선전
대도시 생활권 郡은 여전히 강세
전국 82개 농어촌(군 단위) 자치단체 평가에서는 강원도 지자체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횡성군이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화천군(5위), 인제군(7위), 영월군(9위), 고성군(10위) 등 무려 5개 군이 종합 10위 안에 들었다.
인구 3만~4만 명에 재정자립도가 20% 안팎에 불과한 이들 군이 상위를 휩쓴 것은 역시 행정서비스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덕분이다. 이들 5개 군은 재정역량에선 중위권에 머물렀지만 행정서비스 평가에서 높은 점수(2~9위)를 받으며 종합순위 상단을 점령했다.
평가위원인 전광섭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행정서비스 분야에서 선전한 지자체가 종합순위 상위를 차지했다”며 “재정 여건이 열세인 강원도 지자체들이 관광 자원을 잘 활용하는 등 행정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행정서비스 반영비율을 확대한 평가 방식의 변화는 올해 농어촌 기초자치단체의 순위를 전반적으로 크게 흔들었다. 상위 20위 이내 자치단체 가운데 60%인 12개가 새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상위 20위에 든 곳은 40%인 8개에 불과했다.
순위 변동 폭도 컸다. 지난해 20위권에 들었던 자치단체 중 상당수는 올해 순위가 작년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성적이 좋았던 이들 군 단위 농어촌은 재정역량 점수가 좋았던 곳들이다.
반면 화천군과 전북 진안군(18위)은 지난해 행정서비스 평가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도 재정역량의 열세로 상위권에서 밀렸으나 올해는 20위권에 진입했다. 결국 올해 평가에서 재정역량이 농어촌 지자체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평가에서 재정역량 비중을 줄인 것도 있지만 대다수 지자체의 재정력이 상향평준화해 변별력을 가리기 어려워진 점도 있다.
평가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도시를 생활권으로 하는 군은 강세를 이어갔다. 광역시에 속한 부산 기장군(1위), 울산 울주군(6위), 대구 달성군(13위)과 전주시 생활권인 전북 완주군(2위) 등은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울주군과 달성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나란히 재정평가에서 1, 2위를 차지해 행정서비스 분야에서 보완이 이뤄진다면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약진한 농어촌 군들이 관광, 환경,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 역량을 발휘한 공통점이 있다”며 “재정역량이 달려도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높인다면 얼마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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