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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변인ㆍ반민특위’ 이어 일베 용어 ‘달창’… 나경원 또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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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변인ㆍ반민특위’ 이어 일베 용어 ‘달창’… 나경원 또 설화

입력
2019.05.13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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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집회 연설서 즉흥적 사용… 여성 혐오적 비속어 논란

羅 “유래 몰랐다” 뒤늦게 사과… 강경발언 수위 높이다 무리수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황교안 대표와 경쟁이라도 하듯 보수 지지층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가운데, 활약상이 두드러질 때마다 설화(舌禍)에 휘말리고 있다.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의 극성 지지자들을 극우성향의 인터넷 공간에서나 떠도는 비속어로 지칭해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장외투쟁 무대에서 즉흥적으로 여성 비하 내지 혐오의 의미도 담긴 은어를 쓴 것이 화를 자초했다. 한국당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무원 복지부동 비판 밀담’으로 화살을 돌려 “문 정권은 정책실패에 남탓만 한다”고 역공에 나섰다.

문제의 ‘달창’ 발언은 1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집회에서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도중 지난 9일 취임 2주기를 맞아 문 대통령과 대담을 진행한 KBS기자가 질문에 ‘야당은 독재자라고 한다’고 거론해 지지층의 비판이 쏟아진 점을 들어 “그 기자 요새 ‘문빠’, 뭐 ‘달창’ 이런 사람들한테 공격 당하는 거 아시죠”라고 말했다. ‘달창’은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인 ‘달빛기사단’을 속되게 부르는 은어로,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에서 주로 쓰인다. 여성 비하 의미도 담겼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의 연설원고에 ‘달창’ 표현은 없었다. 나 원내대표가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서비스(SNS)를 봤거나 주변의 언급을 들었다가 즉흥 발언했다고 한다. 앞선 당일 낮 12시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오늘 ‘문빠 달창’들이 제일 뿜었던 것은 좌파독재 대목이었다’고 쓴 바 있다. 원내대표실 메시지팀도 관련 발언을 모르고 있었는데 해당 비속어 뜻을 아는 당 사무처 일부 직원이 뒤늦게 알고서 속히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3시간 30여분 뒤 “정확한 의미와 유래를 모르고 썼다”고 공식사과문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올 3월에도 문 대통령을 향해‘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국회발언으로 뉴스를 독차지한지 이틀 만에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로 국론이 분열됐다”고 말해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이 때문에 원내대표를 맡은 뒤보수층 결집과 당내결속을 위한 초강경 수위를 높여온 그가 다소 엉뚱한 맥락의 발언을 하거나 잘못 용어를선택해 역풍을 맞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보수층의 지지에 취해 나 원내대표의 말실수가 잦아지고 있다”고 반응했다.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그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길 바라는, 돕는 누군가가 있다”고 냉소적 반응을 내놓았다.당 관계자는 “그저 알지 못하는 용어를 쓴 단순 실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의 빠른 사과 조치에도 비판은 거셌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달창’이란 생경한 단어를 법관출신인 나 원내대표가 의미도, 유래도 모르고 썼다는 말을 과연 믿을 수 있겠냐”며 “모르고 썼다면 사리 분별력이 없고, 알고도 모른 체했다면 교활하다”이라고 비판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모르고 쓴 게 더 한심한 일인 걸 아직 모르시네”라고 비난했다.

한국당은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의 지난 10일 공무원 복지부동 비판 밀담을 두고 맞불을 놨다. 민경욱 대변인은 “불황이 공무원 때문이라며 남탓하기에 여념없는, 부조리 코미디 같은 장면이 바로 문 정부 2주년의 현 주소”라고 비판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4년차 레임덕 같다는 청와대 실세의 고백 아닌 고백을 들으면서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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