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에서 개최될 ‘대기 오염 및 기후변화 대응 국제포럼’에서 이낙연 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 최정원 팔달초등학교 5학년 학생 등이 나란히 ‘미래를 위한 파트너십 선언문’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주변국은 물론 다음 세대와 협력해 나가야 할 방향을 매우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하겠다.
11월로 접어들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주의보가 일기예보에 자주 등장한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지면 단기적으로 시급하게 취해야 하는 조치도 있고 시간을 두고 기술적인 해결책도 모색해야 한다. 주변국과 협력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모두 쉽지 않은 일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현실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첫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고 국민의 건강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국내적으로 가능한 조치들은 강도 높게 우선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 국가들을 비난하거나 미세먼지의 원인이라 말하기에 앞서 충분히 국내적 요인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규명, 기술적 해결 방안과 정부의 과감한 조치, 국민들의 대처 요령 등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 더불어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정보의 제공, 조치에 따른 효과 등을 사후에도 공유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미세먼지 경보를 발령하여 일상 생활에 불편이 있어도 개인과 가족의 건강을 우선하여 국민들은 참아 온 것이다. 국민들이 불편함을 참고 기다려 주는 것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둘째, 주변 국가와 공동으로 동북아 지역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우리가 주도하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이나 몽골을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국가들이 공동의 노력으로 이 지역의 매우 급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과 절차 등에 관하여 같이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유럽에서도 월경성 대기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그 지역의 유엔기구와 더불어 오랫동안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배워서 동북아 지역에 맞는 새로운 환경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관련 국제기구의 참여도 중요하고, 해당 국가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민간부문을 새로운 파트너로 적극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중국도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조치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그들도 미세먼지가 중국 경제와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적으로 중국과 양자 협력의 통로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국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 공동 기술개발, 도시 간의 협력, 국제 사회에서의 공동 활동 등 가능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통해 공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한국이 주도하여 중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와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성공적 관행과 조치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정부의 조치, 기술 개발, 민간의 시장 확대, 국민들의 행동 변화 등 모든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의미 있는 노력들을 같이 공유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여서 동북아 지역에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지역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혁신적인 에너지 시스템의 전환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하고 다음 단계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정태용 연세대 교수(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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