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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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과 비탈 카메르헤 경제부 장관을 표적으로 한 쿠데타였다. 쿠데타 시도는 정부 보안군에 의해 신속하게 진압됐다.
쿠데타는 치세케디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이 정치적 위기를 겪는 중 발생했다. 의회 지도부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않고 계속 연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었다. 쿠데타 표적 중 한 사람인 카메르헤 경제부 장관은 치세케디 대통령의 측근으로, 당시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 중이었다. 무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쿠데타를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콩고 보안군이 이를 진압하자 환영했다.
쿠데타는 평화와 안정, 안보를 구축하는 핵심 원칙인 헌법 주의를 무력하게 만든다. 쿠데타는 위헌적 수단으로 해당 국가의 민주주의 제도를 불안정화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쿠데타는 헌법에 기초한 정부의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추가적인 폭력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정치 불확실성을 심화시킨다. 특히,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쿠데타는 지역 내 이웃 국가로 확산될 수도 있다.
2020년대 들어 아프리카 대륙에서 ‘과거의 유산’으로 여겨졌던 쿠데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20~2024년까지 무려 10여개 국가에서 총 16건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수단, 말리, 차드, 기니, 부르키나파소에서 연속으로 쿠데타가 발생해 군사정부가 수립됐고,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에 ‘쿠데타 벨트’가 형성되기까지 했다. 물론, 이 기간 발생한 모든 쿠데타가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기니비사우, 시에라리온, 감비아, 상투메프린시페, 콩고민주공화국 등에서 발생한 쿠데타는 실패로 마무리됐다.
아프리카, 특히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쿠데타는 이 지역 국가들이 직면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였다. 쿠데타로 통치 권력을 잃은 정부는 이미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가 다수였다. 이들 정부는 무능하여 경제적 위기와 치안 악화, 부정부패 등 사회경제적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기존 정권에 대한 불만이 많았던 이 지역 국민들이 쿠데타 세력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데타는 본질적으로 반헌법적 권력 침탈이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민주주의에는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연합은 군의 정치 개입을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 쿠데타로 집권한 국가의 회원자격을 박탈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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