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
"무거운 책임감, 부지런한 일꾼 될 것"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대이변을 일으키고 당선된 유승민(43)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최고로 부지런한 일꾼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승민 체육회장 당선자는 16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당선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 기쁘지만은 않다"며 "이곳에 오기 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과 장미란 차관님을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체육계 현실이 녹록지 않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보여드린 과정보다 두세 배 진정성을 보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 당선자는 지난 14일 열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1,209표 중 417표(득표율 34.5%)를 받아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379표·31.3%)을 제쳤다. 이기흥 회장의 탄탄한 지지층과 야권 후보 단일화 무산 등에 비춰볼 때 이 회장이 유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진정성을 무기로 판을 뒤집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에도 탁구 남자 단식 세계 최강인 왕하오를 꺾고 기적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유 당선자는 "스스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힘들 것이라 했다. 데자뷔 같았다"며 "길지 않은 시간 체육인들과 진심으로 소통했고, 유권자들에게 마음으로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당선 후 쏟아진 축하 연락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건 가혹 행위로 고통받다가 세상을 떠난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아버지에게 왔던 메시지였다. 유 당선자는 "전날 '한국 체육이 올바르고 건강하게 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기대한다'는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의 메시지가 왔다"며 "예전에 뵈러 간 적이 있었는데, 여러 사안 때문에 잊힌 것이 아닌가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 IOC에서 인권 관련 위원으로도 활동한 것들이 떠오르면서 선수 인권이 강화되는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유 당선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임 이기흥 회장 재임 시기 갈등을 빚은 문체부와 관계 해소다. 그는 "장·차관님이 '관계가 많이 틀어진 상황에서 체육인들의 우려가 클 텐데, 말끔하게 해소하고 대한민국 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확실히 지원하겠다'고 얘기해줬다"며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자존감이 떨어진 체육회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것도 유 당선자의 몫이다. 그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느라 모든 구성원들의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졌다"며 "체육회 구성원과 함께 체육을 더 윤택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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