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홍명보(45) 감독의 거취가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무엇이 옳은 일인지 판단하겠다”며 대표팀 사령탑 사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홍 감독은 27일 벨기에와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직후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했다”며 자책했다. 그는 “상대팀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하기 전까지 우리가 열세인 경기를 했지만 이후 경기 상황이 바뀌었다. 거기서 측면에서 시작하는 공격을 많이 했어야 하는데 가운데로 몰렸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는 입장이다. 홍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실력이 부족했고 나 역시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다”고 답했다. 향후 거취와 관련해서는“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기 어렵다. 내가 생각해서 옳은 길이 무엇인지 잘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나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당하지 않는다”며 단호한 태도를 전했다.
홍 감독은 이어 “이번 월드컵까지 선수들을 책임져야 한다”며 선수들이 모두 소속팀으로 복귀하고 난 뒤 국내에서 자신의 거취를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6월 24일 홍명보 감독을 월드컵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8강 진출의 업적을 쌓은 홍 감독은 이듬해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U-21 대표팀을 이끌고 동메달을 따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선수 시절 풍부한 대표 경력과 선수를 장악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가장 유력한 대표팀 감독 후보로 떠오른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의 기적을 일궈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대표팀 감독 선임 이후 “축구협회에서 2018년까지 임기를 보장하려고 했지만 스스로 자세가 느슨해질 것 같아 2년 계약을 하자고 제안했다”며 대표팀 지휘봉에 강한 책임감을 부여했다. 이 때문에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5년 1월 아시안컵 때까지로 조정됐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ㆍ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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