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돈 없다" 던 경복궁 낙서 사주범, 2억대 범죄수익 있었다

2024.11.06 16:16
서울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사주한 30대 남성이 2억 원대 범죄수익을 가상자산과 골드바로 바꿔 숨겨놨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지난해 말 사주한 범행으로 경복궁 복원에는 억대의 국고가 투입됐다. 복구 비용을 물어내라는 요구에 이 남성은 "돈이 전혀 없다"고 버텼는데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확인돼 또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민종)는 6일 일명 '이 팀장'으로 알려진 경복궁 낙서 테러의 주범 강모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의 자금세탁을 도운 3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강씨의 범죄수익 8,500만 원에 대해 몰수 보전 조치(범죄로 얻은 불법 재산을 형 확정 전에 빼돌리지 못하게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불법 영상물 공유 사이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싣는 대가로 챙긴 2억5,520만 원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자금세탁 광고를 내걸고 활동하던 박씨 등을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세탁범들이 차명 계좌로 도박 사이트의 광고비를 이체받은 뒤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가상자산을 사들인 뒤, 수수료 일부를 떼고 강씨에게 전달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검찰은 올해 6월 강씨를 경복궁 낙서 사주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한 뒤, 그의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범행을 파악했다. 국가유산청이 경복궁 담벼락 복구에 쓴 약 1억3,000만 원을 강씨로부터 받아내려 했지만, 강씨는 "범죄수익이 크지 않아 보유 자산이 전혀 없다"고 발뺌해 결국 덜미가 잡힌 것이다. 검찰은 강씨 휴대폰 포렌식 분석과 주거지 압수수색, 계좌 추적 등을 거쳐 강씨가 '핫월렛'(가상자산 개인지갑)에 약 2,500만 원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포착했다. "돈이 없다"던 강씨에게선 자산 5,500만 원이 더 확인됐고, 자금세탁범 주거지에 숨겨둔 500만 원가량의 골드바 1개도 발견됐다. 이를 몽땅 환수한 검찰은 강씨의 나머지 범죄수익도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16일 "500만 원을 주겠다"며 미성년자들을 꾀어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서울경찰청 담장 등 3곳에 래커 스프레이로 낙서를 남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영화공짜 윌OO티비.com feat 누누'라는 30m 크기의 문구를 쓰라"고 지시해 자신의 사이트 방문자 수를 늘리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가수 출신 방송인 김종국이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결혼식 축의금을 적게 낸 다른 방송인을 조롱했다가 누리꾼에 뭇매를 맞았다. 축의금 부담이 직장인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시대에 김종국의 발언이 적정선을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인 셈이다. 김종국은 지난 3일 방송된 SBS '런닝맨'에 출연해 지난달 20일 있었던 개그맨 조세호의 결혼식 뒷이야기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 유재석이 "결혼식에서 김종국이 옆에 조나단을 앉혀놓고 말을 많이 하더라"라고 하자, 김종국은 "(조나단이) 축의금은 얼마 하지도 않고 (음식을) 겁나 처먹더라"라고 했다. 평소 조나단과 친분이 있는 김종국이 예능 프로 특성상 농담처럼 뱉은 말이었다. 그러나 방송을 지켜본 일부 시청자들은 김종국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말에 시간을 내서 축하하러 갔는데 축의금 액수로 민폐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 "예능이라도 선을 넘은 발언" 등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김종국의 유튜브 채널에 몰려가 댓글에서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돈 문제로 남을 흉보는 모습은 보기 안 좋다"라고 비판했다. 조나단의 나이(24세)를 고려하면 경제활동 기간이 길지 않은 사회 초년생에게 과도한 지적이었다는 반응도 많았다. 김종국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 전부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축의금 액수가 뜨거운 감자였다. 블라인드 등 커뮤니티에서는 "식대가 비싼 호텔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야 하는데 얼마를 내야 하나" 등 고민 상담 게시글이 심심찮게 발견된다. 반대로 "식대 원가보다 훨씬 적은 축의금만 낸 지인에게 실망했다"는 결혼식 당사자들의 불만도 많다. 그렇다면 통념상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축의금 액수는 얼마일까. 지난 4일 카카오페이가 자사 송금 서비스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축의금 목적으로 송금된 금액 평균은 올해 9월 기준 9만 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7만3,000원)과 비교하면 23%나 증가한 수준이다. 실제로 낸 축의금 액수와 별개로 적정선을 따질 경우 "10만 원이 적당하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1~3일 7만4,65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투표에서 응답자 58%가 해당 금액을 적정한 축의금 액수로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