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역일꾼론'에 민심 쏠려
애초 이번 4ㆍ29 재보궐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유리한 구도였다. 하지만 야권 분열 속에 새누리당의 ‘지역일꾼론’이 민심을 파고들면서 새정치연합 참패로 막을 내렸다.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7년째 야당 아성이었던 서울 관악을에선 야권 분열이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겼다. 19대 총선 당시 여당 후보 득표율은 33.3%였던 데 비해 통합진보당(38.2%)과 야권 무소속 후보(28.5%)를 합친 야권 득표율은 66.7%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개표 초반부터 굳어진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 40%대 초반, 정태호 새정치연합 후보 35% 안팎, 정동영 무소속 후보 20%대 초반 득표율이 끝까지 이어졌다. 18대 총선 당시 여야 양강 구도에서 김철수 한나라당 후보가 얻었던 득표율(41.5%)과 오신환 당선인의 득표율(43.9%)은 비슷했다. 여권 고정 지지층이 이번 보선에서도 굳건함을 보인 것이다. 반면 야당 대선후보 출신 정동영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 핵심참모 출신 정태호 후보로 분열된 야권은 54.4%의 득표를 하고도 패했다.
통진당 세가 강했던 경기 성남중원도 처음부터 야권이 분열돼 새누리당에 유리한 구도였다. 게다가 새누리당 신상진 당선인이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2005년 4ㆍ30 재선거에서 당선될 때부터 갈고 닦았던 지역구인 만큼 여당 강세가 예상됐다. 신 당선인은 18대 총선 때는 야당 후보를 6.4%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여유롭게 당선됐고, 19대 총선 때도 야권 단일후보인 김미희 전 통진당 의원에게 604표 차이로 석패했을 정도로 지역 기반이 탄탄했다. 이번 보선에선 야권 후보까지 분열된 만큼 정환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만3,369표(20.3%포인트)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릴 수 있었다.
야당 텃밭인 광주 서을에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당선인의 제1야당 심판론이 먹혔다. 천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에서 조영택 새정치연합 후보를 계속해서 앞섰고 실제 개표 결과 52.4%(2만6,256표)를 얻어 조 후보(29.8%, 1만4,939표)를 1만1,317표 차이로 여유롭게 눌렀다. 19대 총선 때 야권연대 후보로 나섰던 오병윤 전 통진당 의원이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를 9,030표(12.7% 포인트) 차이로 눌렀던 것보다도 격차가 컸다.
도농 복합 지역구인 인천 서ㆍ강화을의 경우 투표율이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곳은 새누리당 후보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인천시 재정 악화 책임론 때문에 여당이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야권 성향 젊은층이 많은 검단신도시 유권자도 여권 강세 지역인 강화군보다 2배 정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 투표율은 강화가 50.4%, 검단은 29.3%였다. 결과적으로 검단 투표인 수(3만2,461표)와 강화(2만9,531표)가 3,000표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안상수 당선인이 강화 쪽 득표를 바탕으로 신동근 새정치연합 후보에게 약10%포인트 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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