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방패가 불리하다. 일패(一敗)가 전패(全敗)다. 창질을 다 막기 어렵고 공포도 고역이다. 병기상(兵器商)만 이로운 게 방어전이다. 대안은 두 가지다. 결국 핵무장이냐 다시 외교냐.
“최선의 방어는 있어도 완벽한 방어란 없다. 현재 가장 큰 실질 위협은 북한 장사정포다. (…) 사거리 40~60㎞니까 시간당 1만발 이상을 서울에 퍼부을 수 있다. 이걸 막을 방법은 없다.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가 (…) 핵투발 중장거리 미사일이 거슬리는 미국은 써 볼만한 무기다. 그러나 종심 짧은 한반도 전역(戰域)에선 효과가 미지수다. (…) 사실 사드의 핵심은 요격미사일보다는 자체 탐지레이더다. (…) 미국은 북한만 감시하게끔 각도조정 하겠다지만 재조정은 간단하다. (…) 중국의 반대는 어깃장이 아니다. (…) 대당 2조원에 3개 포대면 최소 6조 비용이다. 돈에 궁한 미국이 분담 얘기도 흘린다. 성능이 채 검증되지도 않은 비싼 무기에 집착하는 것도 수상쩍다. 자연스레 군산복합 음모론이 떠올려진다. (…) 안보비용은 워낙 천문학적이어서 효율투자가 다른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 사드는 현재로선 어떤 기준으로도 가성비 형편없는 무기다. (…) 우리 국방체제는 딱 길거리 ‘두더지게임’이다. 북한이 고개 내밀고 위협하는 구멍마다 쫓아다니며 메우느라 정신이 없다. 게다가 허접하고 미심쩍은 공세라도 대응엔 수십, 수백 배 비용이 든다. (…) 국방철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어차피 완벽할 수 없는 방어보다 거친 공세형으로의 전환이다. 북한에 잘못 건드렸다간 호되게 되당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는 전략이다. 지금껏 우린 북한에 어떤 두려움도 준 적이 없다. 1대1 대응무기에 급급할 게 아니라 해ㆍ공군 및 특수전 중심의 공격형 전력으로 하드웨어를 바꿔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인식과 체질 전환이다. 걸핏하면 미군 바짓가랑이나 붙드는 의존체질로는 백약이 무효다. (…) 이런 점에서 전시작전권 환수는 자강(自强)체질을 키우고 북한을 압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딴 건 몰라도 국방에 관한 한 노무현이 훨씬 나았다.”
-국방체질 개혁이 더 급하다(한국일보 기명 칼럼ㆍ이준희 주필) ☞ 전문 보기
“김정은이 현영철을 공개 처형하자 세계 언론이 ‘공포정치’라고 한다. 실은 김은 남(南)을 향해서도 집요한 공포 전략을 펴고 있다. 한국 사회를 겁먹게 만들어 마음대로 요리하겠다는 것인데, 그 핵심 수단이 핵폭탄이다. (…) 그가 부리는 살인 광기(狂氣)는 ‘정말 핵 단추를 누를지도 모르겠다’는 인상을 심는 데 일조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킬체인(북 미사일 선제 타격)과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를 보완하면 북 미사일에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 그러나 적어도 상당 기간은 북이 숨겨놓은 핵미사일을 다 찾아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게 현실이다. 더구나 핵 보유국을 상대로 성공이 불확실한 선제 공격을 한다는 것은 탁상공론이다. (…) 미사일 방어의 주요 수단인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도 수십개의 미사일이 동시에 날아올 경우 대응할 수 없다. (…) 우리 문제는 수동적 사고방식이 아주 굳어버렸다는 데 있다. 북이 여기 찌르면 이 무기 사고, 저기 찌르면 저 무기 사면서 땜질하듯 끌려다녔다. 천문학적인 돈을 썼는데도 북핵 앞에 초라해져버렸다. 킬체인과 미사일 방어는 발전시켜야 하지만 그 엄청난 돈을 생각하면 우리가 또 북이 짜놓은 프레임에 끌려다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핵국가 북과 비핵국가 남 사이의 가장 큰 위험은 공포의 불균형이다. 공포의 균형을 찾기 위해선 유사시 김을 포함한 북 지휘부를 ‘최우선’으로 ‘반드시’ 제거한다는 참수(斬首) 작전을 대북 억지 전략의 제1축(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 제2축은 핵무장 선택권을 보유하는 것이다. (…) 북이 4차 핵실험을 하고 핵미사일 실전 배치가 확인되는 순간이 대한민국이 핵 선택권을 천명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 우리 기술 정도면 핵실험도 필요 없다.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에 의해 파멸의 궁지에 몰린 5000만 한국민이 단지 살기 위해 하는 특수하고도 한시적인 선택을 국제사회도 이해하리라 본다. 킬체인과 미사일 방어는 그다음 제3축이다.”
-김정은도 두렵게 해야 평화 지킨다(5월 21일자 조선일보 기명 칼럼ㆍ양상훈 논설주간) ☞ 전문 보기
“북한이 창을 하나 만들 때 방패는 열 개가 필요하다. 화수분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재정적으로 한계가 없을 수 없다. 독감 환자가 하나 나올 때마다 종합병원을 하나씩 새로 짓는 걸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겠나 말이다. 그렇다고 쪽박을 깨버릴 순 없지만 핵을 쓰면 북한 정권이 먼저 망할 거란 사실만큼은 확고히 인식시켜줘야 한다. 지금이 딱 그때다. 자위적 핵무장은 난망할 테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전술핵의 재배치밖에 없을 것 같다. 한반도 해역에 미국의 핵탄두 탑재 잠수함을 배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 선제적 대응이 북한의 핵개발 야욕을 포기시킬 수도 있다.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 하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것보단 백배 낫다. 그러고 대화를 하면 된다. 인도적 지원과 경협 노력도 계속해야 함은 물론이다. 모든 실패 원인을 찾아 대응을 하는 것만이 성공에 이르는 길이다.”
-전술핵 배치를 다시 생각한다(5월 16일자 중앙일보 ‘이훈범의 생각지도’ㆍ논설위원) ☞ 전문 보기
“미국이 동북아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것에 중국이 당혹스러워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국은 미국이 강력한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면 중국을 공격해도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믿을 것으로 우려한다. 이 이슈는 미사일방어체계의 실제 작동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다. 미국이 사드가 성공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중국에 공세적으로 행동하는 데 제약을 덜 느낄 것이다. (…) 표면적으로는 사드의 목표 대상은 중국이 아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사드를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역량은 확실히 골치를 아프게 한다. (…)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해결 방안은 서로 마주앉아 이를 제한하기 위한 협상을 하는 것이다. (…) 사드는 어느 나라가 배치 비용을 부담하든 간에 돈의 낭비다.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걸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다. 사드는 중국과 북한이 사드를 압도하기 위해 더 많은 미사일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도록 압박한다. (…) 사드 제조회사인 록히드마틴이 동북아 안보 정치를 결정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동북아 안보 불안의 원인과 증상을 다루기 위해 외교관들을 협상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드의 광기(5월 18일자 한겨레 ‘세계의 창’ㆍ존 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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