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나를 부르기를 순수시인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나는 스스로 순수시인이라고 의식하고 표명한 적이 없다. 사춘기에 연애 대신 시를 썼다. 그것이 시집이 되어 잘 팔리었을 뿐이다.”
- 정지용 ‘산문’(1948) 중
아저씨, 남들은 아저씨를 순수시인이라고 부른 것조차도 까먹으오. 그들이 기억하는 건 자기가 어떤 시인을 순수시인이라고 불렀다는 거요. 그들에게 단어 하나 갖게 해준 것으로 됐소. 시인은 원래 그런 걸 나눠주며 사는 거요.
황수현기자 s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