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의회가 26일(현지시간) 난민들의 덴마크 체류 비용 조달을 위해 망명 신청자들이 1만 크로네(174만원) 이상의 귀중품을 소지했을 경우 경찰이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국제사회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덴마크 의회는 이날 3시간 여의 토론 끝에 소수 자유당 정부가 제출한 이 법안을 81 대 27로 가결시켰다. 야당인 사회민주당과 이민에 반대하는 덴마크인민당이 법안을 지지했다. 의원 1명이 기권했고 70명이 불출석했다.
법안 원안에는 난민이 지닐 수 있도록 허용되는 물품의 가격이 3천 크로네(52만 원) 이하로 돼 있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상향 조정됐다. 덴마크 국민이 사회보장 혜택을 받기 전에 가격이 1만 크로네 이상인 자산을 처분토록 한 복지 규칙과 같은 수준으로 상한을 조정한 것이다.
덴마크인민당의 마르틴 헨릭센은 이 법안이 “나라를 위한 옳은 한 걸음”이라며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이민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등 더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한 레드-그린연합의 요하 슈미트-닐센은 “이 법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 덴마크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상징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유럽이사회 인권위원회, UN인권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등이 이 정책을 비판했다. 스테판 두자릭 UN 대변인은 “전쟁으로 고통 받은 이들을 난민으로서 공감과 존중으로 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작년에 약 2만 명의 망명 신청자를 받았으며, 국가 인구 대비 망명 신청자 수용 비율이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였다. 덴마크에 앞서 독일 일부 주들도 난민들로부터 자금을 거두고 있으며 스위스 역시 망명 신청자들에게 1,000스위스 프랑(996달러)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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