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은 박근혜 키즈 손수조(31) 후보와 문재인의 사람인 배재정(48) 후보가 맞붙는 가운데 무소속 장제원(49) 후보의 돌풍이 거세 이번 총선 부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수성에 나선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자신 지역구 사상을 올해 초 배 후보에 넘겼다. 평소 부산을 정치적 고향이라고 밝힌 문 전 대표에게 사상은 대권행보에 상징적인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일하게 배 후보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다. 지난 5일에는 벌써 세 번째 사상을 방문해 지원유세를 했다. 문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과 광역철도 조기착공 등에 대해 “부산에서 배 후보를 포함해 5명만 더민주 의원으로 만들어주시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19대 때 문 전 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 손 후보는 ‘사상의 딸’을 강조하며 탈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당시 손 후보는 득표율 43.75%로 55.04%를 얻은 문 전 대표에게 낙선했다. 앞서 이날 오전6시 엄궁농산물도매시장을 찾아 하루를 시작한 손 후보는 연신 “사상에서 나고 자란 사람을 당선시켜달라”며 새벽시장 상인들의 손을 잡았다. 과일과 채소를 좌판에 진열하느라 바쁜 시간이었기에 가까이 와서야 손 후보를 알아본 상인들은 저마다 “아침부터 고생이 많다”며 화답했다. 새누리당 중진들의 손 후보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김무성 대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김태호 최고위원과 함께 사상을 찾아 “4년 전 손수조를 낙선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후회가 컸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양당 여성후보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상이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달랐다.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장 후보가 이들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 지난달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장 후보는 지지율 34.0%로 손 후보(22.9%%)와 배 후보(20.9%)를 따돌렸고 YTN 여론조사에서도 장 후보가 10%포인트 이상 양당 후보들을 앞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다. 문화일보가 포커스컴퍼니에 의뢰해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장 후보 43.4%, 손 후보 22.3%, 배 후보 21.5%로 나타났다.
문화일보의 조사 결과를 보면 장 후보는 연령별로 30.5~54.7%의 고른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야당 지지성향이 강한 30~40대에서는 배 후보가 강세를 보였다. 30대의 경우 배 후보가 39.8%로 두 후보를 따돌렸고 40대에서는 장 후보 39.9%, 배 후보 32.4%, 손 후보 12.6% 순으로 나타났다. 손 후보는 전체적으로 배 후보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장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어 분열된 여권 지지세력의 표심을 사로잡을 전략이 필요한 상태다.
손 후보와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장 후보를 향해 연일 맹폭을 가하고 있다. 손 후보와 장 후보의 껄끄러운 관계는 19대 총선에서 비롯됐다. 18대 때 45.49%의 득표율로 사상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장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손 후보에 밀려 공천에 배제됐다. 손 후보는 장 후보가 지난달 중순 출마를 선언하며 밝힌 ‘책임당원 2,300명 동반 탈당’이 사실과 다르다며 허위사실유포 등의 혐의로 경찰과 선관위에 고발했다. 부산선관위가 최근 장 후보를 선거법 위반(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후보를 자진 사퇴하라”며 압박했다. 장 후보 측은 “무의미한 의혹제기”라고 일축하며 성실히 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사진=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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