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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개념, 기존 기업에 적용 가능… 자본주의와 공생 모색해야”

입력
2016.06.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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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연구ㆍ컨설팅하는 사회적 기업 ‘셰어엔엘’

하먼 반 스프랭(왼쪽)과 피터 반 드 글린드는 “암스테르담의 공유도시 비전과 전략을 고민하게 된 데는 그 어느 도시보다 가장 먼저 공유경제 개념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2012년 서울시의 ‘공유도시 선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ShareNL 제공
하먼 반 스프랭(왼쪽)과 피터 반 드 글린드는 “암스테르담의 공유도시 비전과 전략을 고민하게 된 데는 그 어느 도시보다 가장 먼저 공유경제 개념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2012년 서울시의 ‘공유도시 선언’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ShareNL 제공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유도시 선언은 사회적 기업 셰어엔엘(ShareNL)이 2014년 제시한 ‘공유도시 비전’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학에서 지속 가능성 개발 연구를 하던 피터 반 드 글린드(28)와 혁신 컨설턴트였던 하먼 반 스프랭(42)이 의기투합해 2013년 만든 셰어엔엘은 공유경제 확산을 목표로 관련 연구와 컨설팅을 하는 조직이다. 이들은 암스테르담이 다양한 공유경제 실험이 일어나는 놀이터 또는 실험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업과 대학, 정책 입안자 등 공유경제 이해 관계자들을 연결해 주는 일도 하고 있다.

10일 암스테르담 현지에서 만난 이들은 “큰 기업을 매개로 하지 않는 개인 간 직거래가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는 현상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린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 등 숙박과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이 단기간에 급성장하면서 기존 산업군을 중심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성격이 개인 간 거래를 바탕으로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를 ‘모바일 자본주의’로 규정하는 시각도 있지만 호스트(주택 대여자)와 게스트(투숙객)에게 모두 만족감을 주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이야기다.

스프랭도 “공유경제는 에어비앤비와 우버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훨씬 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현상”이라고 말을 보탰다. 그는 “전문가 집단에서 협력경제(Collaborative Economy)로도 불리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특정 서비스나 제품의 소유주와 수요자를 매칭해 주는 형태만 띤다면 새로운 창업기업뿐 아니라 기존 기업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공유경제에 많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다고 믿는다. 암스테르담이 공유도시가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입장이 확실하다. “공유경제는 암스테르담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주고 시민의 공동체 의식 함양에 기여하는 한편 지금보다 더 많은 혁신 창업기업의 등장을 이끌 것”이라는 게 스프랭의 설명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해 우리에게 중요한 조사 연구를 의뢰하는 등 공유경제에 열려 있기 때문에 암스테르담은 이미 헬스케어, 차량 공유, 식음료업 등 다양한 부문에서 창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공유경제를 둘러싼 여러 논쟁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를 막연히 금지하기보다 공정한 규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스프랭은 “온라인 음악과 영화 시장의 성장에서 보듯 대중은 인터넷 기술에 기반한 편의 서비스에 금세 익숙해진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공유경제를 무조건 금지해 불법적인 개인 간 거래를 부추기기보다 자본주의와 공유경제가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규제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암스테르담(네덜란드)=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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