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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칼럼] 4차 산업혁명에 철저한 준비를

입력
2016.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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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한국경제의 순항은 기대난

전면적 산업체질 전환을 서둘러야

기업 노력과 정부 방향제시 시급해

한국 경제호의 항해가 여러 가지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우선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세계 경제 침체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수출동력의 약화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조짐이다. 세계 경제는 미국 대선 이후의 보호무역주의 가능성 증대 우려와 브렉시트 협상이 가져 올 불확실성 등의 새로운 변수의 가세로 쉽사리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과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하고는 있으나 얼마나 성장동력의 회복과 세계 경제의 활력에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나라 수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세 둔화는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외부 요인들 외에도 인구 고령화, 가계부채의 누적, 중소기업 경쟁력 하락 등 국내적 요인들 또한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 성장동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일종의 질곡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아마도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많은 나라 정책담당자들이 당면한 최대 물음일 것이다. 이 물음에 다양한 해법이 가능하겠지만 혁신 능력의 강화야말로 가장 정곡을 꿰뚫는 답이 될 만하다. 지금까지 세계 경제의 혁신 역사를 살펴보면 ‘증기기관의 발명을 통한 제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방식의 도입을 통한 제2차 산업혁명, IT산업 발전을 통한 제3차 산업혁명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최근 수년 사이 논의가 활발해진 화두가 제4차 산업혁명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산업 및 학문세계 사이의 경계가 없어지고, 고도로 발전한 IT기술을 물리학 생물학을 포함한 다양한 학문 분야는 물론이고 제조업과 접목해 획기적 생산성 향상을 가져올 것임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말하자면,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서는 산업 및 기술 간의 융합을 통한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을 여하히 구축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2010년 무렵 독일의 산업계 및 학계에서 ‘인더스트리(Industry) 4.0’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그 골간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이를 독일정부가 강력하게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미국을 위시한 다른 선진국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중국도 가세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를 통해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프랑스, 영국 등의 선진국들 보다도 중국의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요소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상황은 어떠한가? 세계 경제포럼(WEF)은 2016년 초 노동시장의 유연성, 기술수준, 교육수준, 인프라수준 및 법적 보호장치 등 5개 요소를 기준으로 삼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주요국의 준비 상황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25위에 그쳤다. 스위스(1위), 미국(4위), 일본(12위), 독일(13위) 등 주요 경쟁국들에 비해 낮은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교육시스템의 미비가 가장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8위를 차지한 중국보다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아직 몇 단계 우위에 있으나,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크게 낙후되어 있다는 분석 결과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라고 할 만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세계 경제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획기적 기술 진보가 더욱 빠른 속도로 일어나며, 이는 전산업에 강력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며, 이에 따라 생산, 관리, 지배구조 등 시스템 전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즉, 속도(velocity), 범위(scope) 및 시스템(system) 등 3가지 요소가 매우 중요하고, 여기서 우위를 확보한 기업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앞에서 밝혔듯 중국 기업들조차 매우 적극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 대처와 이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부의 선도적 방향 제시가 어느 무엇보다 급한 시점이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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