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입구에 돋보이는 연두색 간판의 사무실이 있다. 유리벽 너머로 강아지들이 뛰어 노는 이 곳은 2012년 문을 연 서울시 반려동물입양센터다.
시가 운영하는 최초의 입양센터인 이 곳은 시 입양센터 가운데 유일하게 반려견 입양을 전문으로 한다. 이 곳에 들어오는 개들은 경기 양주시에 있는 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품종과 나이, 건강 등을 고려해 입양 가능성이 높은 순서에 따라 선별한 뒤 3주간 검역을 거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원봉사를 하는 수의사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개들의 건강을 확인하고 중성화 수술까지 해준다.
현재 이 곳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개들은 약 30마리다. 대부분 1~4세 안팎으로 혼종견뿐 아니라 몰티즈, 푸들, 시츄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품종들이 많다. 현재 귀여운 외모와 애교가 풍부해 센터 내‘아이돌 구하라’로 꼽히는 하라를 비롯해 사람을 잘 따르는 시츄 종 건배, 배를 내보이는 필살기를 선보이는 몰티즈 종 한국, 운동을 좋아하는 혼종견 하켄 등을 만날 수 있다. 김혜연 서울시 동물기획과 실무관은 “한 달에 약 10마리 가량이 분양된다”며 “지난 4년간 330마리가 입양됐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 개를 입양 하려면 우선 가족 모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양한 개를 다시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혼자 두는 시간이 많거나 예전에 동물을 양도했던 경험이 있으면 입양 심사에서 탈락할 수 있다.
여러 제약 때문에 당장 입양이 어렵다면 자원봉사에 참여해 개들과 익숙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도 방법이다. 놀이방 청소, 놀아주기 만으로도 사람들의 손길이 그리운 개들과 친해질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4개월 이상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
문제는 동물원 입구에 있다 보니 아이들이 지나치며 창문을 두드려 개들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럴 때마다 개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짖기 때문에 부모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김 실무관은 “여기서 개를 입양한 뒤 꾸준히 연락 해오는 반려인들을 보면 힘이 난다”며 “입양하려는 집을 방문해 환경을 점검하고 입양 후 사후관리를 꾸준히 해야 하는 데 여건상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글·사진 과천=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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