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첫 손에 꼽히는 제니퍼 로렌스(26)와 크리스 프랫(37)이 영화 ‘패신저스’ 홍보를 위해 16일 한국을 찾았다. 두 사람 모두 첫 내한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멀티플렉스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가진 두 사람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너무나 흥분되고 설렌다”고 한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또 ‘패신저스’에 대해 “스케일이 크고 굉장히 독창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하면서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이 작품을 한국에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패신저스’는 120년 동안 동면 상태로 우주를 여행하는 승객들을 태운 우주선 안에서 예정보다 90년 일찍 깨어난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공상과학영화다. 로렌스는 인류 이주 프로젝트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우주선에 탑승한 작가 오로라를 연기하고, 프랫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을 품고 있는 엔지니어 짐 역을 맡았다. 앞서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 ‘마션’ 등 우주를 배경으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한국에서 잇따라 흥행해 ‘패신저스’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영화는 내년 1월 5일 개봉한다.
두 사람은 할리우드에서 한참 ‘뜨거운’ 배우들이다. 로렌스는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와 ‘엑스맨’ 시리즈로 스타덤에 올랐고 23세 때인 2013년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 역대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8월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남녀 배우’ 리스트에서 2년 연속 여배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프랫도 최근 들어 한국 영화팬들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쥬라기 월드’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이어 지난 추석 연휴에 개봉한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이병헌과 ‘브로맨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도 주인공을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 처음 방문한 소감은.
로렌스=“너무나 설렌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걸 알고 싶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이 영화를 한국에서 소개하게 돼 기쁘다.”
프랫=“흥분되고 기쁘다. 살짝 긴장도 된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많은 한국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패신저스’에 출연한 이유는.
로렌스=“특이한 시나리오에 끌렸다. 이야기가 굉장히 독특하다. 처음 도전하는 스릴러 장르인데다 우주라는 소재에 굉장히 끌렸다. 두 주인공의 러브스토리도 섬세하다. 이미 프랫이 출연을 수락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꺼이 출연하기로 했다.”
프랫=“시나리오가 상당히 독창적이라 생각했다. 영화의 스케일이 장대하고 서스펜스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 영화는 액션과 모험, 로맨스, 드라마까지 여러 장르와 주제를 망라하고 있다.”
-프랫은 시나리오를 바꾸지 않는다는 전제로 출연 의사를 전했다는데 그 이유는.
프랫=“시나리오가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였다. 주제와 이야기가 과감하기 때문에 논쟁의 소지도 있다고 본다. 너무 많은 얘기를 하면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기에 말을 아끼겠다. 영화를 보면 내가 왜 한 글자도 바꾸고 싶어하지 않았는지 알 거라 생각한다.”
-만약 영화의 설정처럼 우주 여행 중에 90년 먼저 깨어났다면 어떻게 하겠나.
로렌스=“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점이 주인공들이 90년이나 일찍 깨어났는데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빨리 다시 잠들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들지 않을까.”
프랫=“이런 상황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렵다. 나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인생은 누군가와 나눌 수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개인적으로 인간 관계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우주선에서 깨어난다면 고립감이 어마어마할 것 같다. 마치 고문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가 더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슬퍼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단계를 지나 혼자라는 외로움과 절박함을 느꼈을 것 같다.”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로렌스=“프랫을 처음 만나자마자 친구가 됐다. 유머 감각도 비슷하다. 촬영장에서도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다.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됐다.”
프랫=“사실 로렌스를 만나기 전부터 그의 작품을 통해 잘 알고 있었다. 좋은 분일 거라 생각해 왔다. 실제 만나보니 내 생각이 맞더라. 둘 다 이 시나리오를 신뢰했고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 영화 밖에서의 우정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친밀감에도 반영이 됐다. 이 영화를 통해 평생의 친구를 얻게 된 것 같다.”
-연기할 때 무엇에 중점을 뒀나.
로렌스=“여주인공 오로라는 자신의 삶을 놔두고 미지의 행성으로 떠나온 사람이다. 남자주인공 짐을 만나기 전까지는 이 사실에만 집중했고, 그 이후엔 짐과의 관계에 중점을 뒀다.”
프랫=“이 영화는 스케일이 크다. 영화 전체를 보면, 수 만개의 조각으로 구성된 하나의 거대한 퍼즐 같다. 액션 시퀀스 하나를 찍는 데 몇 주가 걸리기도 했다. 두 인물의 관계성을 보여줄 때는 연극 무대 같았다. 어떤 날은 기술적인 장면을 찍어야 해서 상당히 지난한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어떤 장면을 찍느냐에 따라 연기의 중심도 달라졌다. 감정 표현에 집중하는 날도 있고, 스턴트에만 매달린 날도 있다. 커다란 세트의 소품처럼 느껴질 정도로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기도 했다. 매일매일 그날 주어진 작업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로렌스는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여우주연상을 23세 때 수상했는데 그 이후로 배우로서 꿈과 목표가 달라지지 않았나.
로렌스=“평생 노력해서 받고 싶은 귀한 상을 젊은 나이에 받았다. 하지만 배우로서 일을 하는데 이 상이 뭔가를 바꾼 것은 절대 아니다. 상 때문에 연기하거나 상을 받고 싶어서 배우가 된 건 아니다. 내 목표와 꿈은 변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나는 영화를 사랑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한다. 나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감독과 같이 작업하고 싶다. 23세에 큰 상을 수상했다는 건 너무나 큰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와 연기하는 방법은 변하지 않았다. 내 직업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이 러브 잇(I Love It)!”
-마지막 인사를 해달라.
로렌스=“저희를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영화 많이 사랑해 달라.”
프랫=“우리 영화가 2017년 한 해를 여는 대작이 되길 바란다. 저희는 한국에 꼭 돌아와서 다시 뵙겠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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