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악재에 시달렸던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이 분위기 쇄신과 함께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 들어 ‘로켓배송’으로 잘 알려진 쿠팡의 최근 행보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대량 해직과 임금 미지급 논란에서부터 물류센터 매각설 및 열악한 근무환경 문제 등을 포함해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해 전반기를 마치면서 가져온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변곡점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내홍은 지난 5월 75명의 전현직 쿠팡맨들이 서울 광화문 국민인수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쿠팡맨들은 “회사측에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꺼리면서 지난 2~4월 사이에 218명에 대해 해고했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계약기간이 끝난 비정규직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했을 뿐이지, 계획적인 해고는 아니었다”는 입장이지만 불협화음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쿠팡에 대한 잡음이 기업 경영의 핵심인 유동성 문제로부터 비롯됐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 과도한 투자와 출혈 마케팅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누적 적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쿠팡의 영업손실은 전년(5,4700억원 적자) 대비 3.3% 늘어난 5,6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투자 받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모두 소진한 셈이다. 쿠팡은 이에 지난 4월 외국계 투자사로부터 물류센터를 담보로 3,0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쿠팡측의 생각은 다르다. 안정 궤도 진입을 위한 성장통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긍정적인 징후도 감지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쿠팡은 지난 6월의 월간 거래량이 창사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는 “영업 비밀인 관계로 정확한 규모를 이야기할 순 없지만 지난 달 최고 월간 거래량을 기록한 것은 맞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쿠팡은 올해 영업손실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까지 쿠팡의 간판 서비스인 로켓배송 운행 차량과 관련, 위법 여부를 놓고 물류협회와 벌여왔던 법정 소송에서 승소, 사업 확장의 추진력을 얻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는 지난 18일 물류협회 소속 10개사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며 낸 소송에서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쿠팡은 로켓배송에 필요한 1톤 트럭을 화물운송 사업용이 아닌 자가용으로 구입해 운행하고 있다. 운송업계에선 쿠팡이 자가용으로 배송하고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도 아니면서 배송비 성격의 돈을 받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쿠팡은 무엇보다 압도적인 고객 만족도를 차별화된 자산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15년 자체 조사 결과, 로켓배송에 대한 99%의 소비자 만족도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는 게 쿠팡측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90% 가깝다는 것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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