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1년 동안 가장 많이, 가장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은 분야는 교육현장이었다. 촌지가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때마다 되풀이되던 학부모들의 불편한 고민은 사라졌고, 교사들 역시 외부로부터의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 만족하는 변화를 낳고 있는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아 지난달 31일부터 9일 간 학부모 3만6,947명과 교직원 1만8,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설문 결과 학부모 83%, 교직원 85%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촌지 등 금품수수 관행이 사라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학부모 95%, 교직원 92%가 김영란법이 교육현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김영란법 시행 후 변화한 점으로 ‘학교 방문 시 선물준비 등 부담 감소’(8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선물과 식사 접대 감소’(63%), ‘촌지 등 금품수수 관행 근절’(62%), ‘업무처리의 투명성 증대’(16%), ‘교직원의 차별 없는 대우’(15%) 등이 뒤를 이었다. 학부모의 95%가 김영란법에 찬성했고, 반대 의견은 단 1%에 그쳤다. 서울 강남지역 초5 아들을 둔 김모(45)씨는 “학부모들간에 서로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교직원 대부분도 김영란법 시행을 반기는 모습이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교직원의 94%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경기지역 중학교 국사 교사 구모(46)씨는 “이전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까봐 학부모들을 만나는 게 꺼려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는 훨씬 소통이 잦아졌다”며 “불편하게 느끼는 건 일부 구악 교사들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김영란법 위반 행위가 적발된 건수는 미미했다. 지난 1년간 서울시교육청의 김영란법 위반 신고ㆍ처리 건수는 총 13건인데, 이중 11건은 공직자의 자진신고로 자체 종결 처리됐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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