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220d 4MATIC 쿠페’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스포츠 쿠페를 결합, 세련된 디자인을 갖춘 모델이다. 글로벌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SUV 라인업을 보유한 벤츠의 방향성을 대표하는 모델로도 꼽힌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경기 고양시 킨텍스까지 GLC 쿠페를 시승해 봤다. 우선 외관에선 곡선이 미끈하고 아름답다는 국어사전 의미 그대로 ‘유려하다’는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기존 모델 대비 76㎜ 길어진 오버행(바퀴 중심선에서 각각 차 전면과 뒷면까지의 거리)과 38㎜ 낮아진 차고(높이)는 스포츠카를 연상하게 하는 날렵한 모습을 보여 준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가파른 앞 유리에서 후면으로 물 흐르듯 이어지는 굴곡진 루프 라인이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강렬하게 GLC 쿠페의 첫인상으로 남을 요소이다. GLC 쿠페의 뒷면은 수평으로 넓게 표현된 발광다이오드(LED) 리어 램프가 적용돼 차를 더욱 넓고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옆면에선 쿠페, 뒷면에선 SUV로 보여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킨다.
차에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디젤차 특유의 진동과 소음에 다소 신경이 쓰인다. 도로를 주행하면서 디젤 엔진에서 뿜어 나오는 힘은 좋았지만, 차체가 덜컹거리면서 승차감은 벤츠답지 못했다. GLC 쿠페 가격은 7,320만원인데 비용 대비 정숙성과 승차감이 떨어진다. 예민한 운전자에겐 단점으로 작용할 듯싶다. 주행모드인 ‘에코’나 ‘컴포트’ 모드에선 차가 답답할 정도로 반응성이 떨어진다. ‘스포츠’ 모드로 올려야 그나마 민첩한 운행이 가능하다. 실제 주행에선 ‘스포츠’ 모드를 ‘컴포트’ 모드로,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여겨야 주행모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GLC 쿠페는 유려한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가 0.31로 낮은 편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느끼기엔 어렵다. 연비는 L당 12.9㎞로 디젤차임을 고려하면 뛰어난 편은 아니다.
GLC 쿠페는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400L까지 적재공간이 늘어나 SUV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 트렁크엔 여행용 캐리어 3, 4개는 거뜬히 들어간다. 트렁크 문은 뒷유리까지 모두 열리는 ‘패스트백’이어서 물건을 적재하기에도 편리하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차 주변을 비추는 360도 카메라를 사용할 수 있고, 평행과 직각 주차는 물론 출차 기능까지 지원하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자동주차기능은 주차장이 혼잡한 쇼핑몰에서 유용하다.
외관은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면서도 역동적인 주행보단 가족 나들이나 출퇴근용으로 쓰는 패밀리카에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내비게이션’도 아쉬운 부분이다. 터치스크린이 아닌 터치패드 컨트롤러로 자판을 입력하는 방식이어서 목적지를 적어 넣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결국 도로에서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통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켜야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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