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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조금 폐지하는 2020년엔 한중일 ‘전기차 배터리’ 3각 경쟁

입력
2018.08.20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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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ㆍ삼성 기술력이 100이면

중국 선두업체 CATL은 95 수준”

리튬이온 종주국 일본도 넘어서야

베이징 시내에 있는 베이징자동차 전기차 매장 앞에 전기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베이징 시내에 있는 베이징자동차 전기차 매장 앞에 전기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보조금 문제로 중국 시장 진출이 막혔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을 겨냥하고 있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어 승산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지만, 중국의 거센 추격과 리튬이온 종주국인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 한국 기업이 최근 급성장한 중국보다 아직은 앞서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중국의 주력 제품인 ‘LFP 배터리’에 비해 부피가 15% 이상 작고, 무게는 20% 이상 가벼운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한다. 또, 폭스바겐이나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하지만, 유럽이나 미국에 판매하는 자동차에는 중국산 배터리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LG화학과 삼성SDI의 기술력을 100으로 본다면 중국의 배터리 회사 중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CATL은 95, BYD는 92, 나머지 기업들은 90 이하”라며 “전기자동차에서 배터리는 자동차의 신뢰성과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품이라,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만 완성품의 품질로 따지면 아직도 큰 격차”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도 “전기차 배터리의 가장 큰 숙제인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현재 300~400㎞에서 더 늘리려면 배터리에서 에너지 밀도를 담당하는 니켈함량을 올리고 코발트 함량을 줄여야 하는데, 니켈은 안전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물질”이라며 “니켈함량이 높은 배터리를 안전하게 구현하는 기술은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 속도가 빨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김명환 LG화학 사장도 지난 5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 중국의 최대 배터리 회사 CATL을 꼽으며 “향후 CATL이 가장 큰 경쟁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CATL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용 비중을 ▦2015년 4.93% ▦2016년 7.27% ▦2017년 8.02%로 확대, 누적 R&D 액수가 29억6,500만 위안(약 5,100억원)에 달할 만큼 기술 개발과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이 보호ㆍ육성해오던 자국 기업과 제품이 2020년에도 기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보조금 폐지 방침을 바꾸거나 다른 방식의 규제를 신설할 가능성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보조금이 폐지되면 세계 최고 배터리 제조업체 파나소닉 등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 기업들도 넘어야 한다”며 “그때부터 배터리 시장을 놓고 한ㆍ중ㆍ일 3국 간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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