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게 해야 해요. 물건을 사고 안 사고는 그 다음 문제에요.”
대형마트들이 변신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해 쉼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근사한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장소도 매장 내 마련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뺏긴 고객 발길을 돌리기 위해 기존 대형마트 콘셉트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대형마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대형마트를 많이 찾지 않으면서 실적은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형마트 업체들이 일단 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하게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이마트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자제품 전문 판매점인 ‘일렉트로마트’를 기존 매장에 넣어서 소비자들의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일렉트로마트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드론을 시연해 보거나,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추구한다. 꼭 제품을 살 생각이 없는 고객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매장을 방문하길 바라는 전략이 깔려있다. 현재 일렉트로마트는 전국 이마트 매장 22곳에 들어가 있다. 이마트는 이밖에도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를 이마트 매장 바로 옆에 여는 전략으로 소비자 발길을 마트쪽으로유도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부터 식재료 구입과 요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그로서란트’ 매장, 매장 1층을 도심 속 숲 공간으로 꾸민 ‘어반 포레스트’ 매장, 가격 우위형 원스톱 쇼핑 공간인 ‘마켓 D’ 매장 등을 연달아 오픈 하며 마트 개조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도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핵심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는 ‘홈플러스 스폐셜’ 매장을 목동, 대구 등 6개 지역에 오픈 했다.
‘변신’한 매장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그로서란트 매장이 있는 롯데마트 6개 매장의 경우 타 매장 대비 올해 8월까지 평균 매출 신장율이 2.8%포인트 높았다. 마켓D 수원점의 매출도 지난달 전월 대비 13% 매출이 증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 10곳의 매출도 대구점 오픈일인 6월27일 이후 현재까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이상 신장했다. 고객들이 한번 쇼핑시 구매하는 금액을 뜻하는 객단가는 약 30% 늘어났다.
하지만 형태를 바꾼 특수 매장을 제외한 일반 매장 실적은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수 매장이 전체 매장의 1%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특수 매장으로 부진을 벗어나려는 대형마트 업계의 전략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마트 경우 올 상반기 온라인과 트레이더스를 제외한 할인점만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보다 0.87% 감소했다. 롯데마트도 해외점포 부진 영향으로 상반기 매출은 7.2% 줄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업체별로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신규 점포 출점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기존 점포 중 상권 등 입지가 좋은 점포를 특수 점포로 바꾸려는 시도는 업계내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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