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기간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신남방경제실의 권율 선임연구위원은 “RCEP은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며 “타결시 현지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아세안은 역내 교역 비중을 올려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RCEP은 역내 무역을 증진시키고, 이들 국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세안의 역내 교역 비중은 25%로, 유럽연합(60% 이상)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는 1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처음 개최한 ‘멀티-인사이트 포럼 인 베트남’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으로 강연했다.
아세안 회원국의 역내 교역 증대와 관련, 권 위원은 “아세안이 중국과 인도까지 포함하는 경제블록에 든다면 이들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생산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현지 공장을 역외 수출 기지로만 활용하는 데서 벗어나, 이곳 36억 시장도 공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낮은 인건비의 지역을 찾아서 옮겨가지 않아도 된다는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내년 초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등 관련국의 많은 국가들이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또 이런 기회를 만날지 장담할 수 없다”며 “한국 정부도 RCEP이 타결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CEP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중심으로 논의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자극 받아 2011 아세안이 제안한 경제협력체로 7년째 논의 중이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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