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거친 손에 김장 무가 무법자를 응징 하는 권총같이 들려있다. 고된 노동의 흔적이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는 늙은 농부가 일 하고 있는 이곳은 서울 강서구 개화역 뒤편에 있는 도심 평야다. 질 좋은 쌀과 채소가 공급 된다. 지금 이곳 농부들은 근심이 많다. 그 중 하나는 농작물을 훔쳐가는 도둑이고 그보다 몇 백배 더한 걱정은 벌이도 되고 보람도 주는 이 땅에서 농사를 이어 받겠다는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이다. ‘농부의 거친 손이 아름답다’ 라는 말이 입바른 소리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계절이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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