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의 ‘내가 만난 1%의 사람들’
내가 만난 1%의 사람들
아담 J 잭슨 지음ㆍ장연 옮김
씽크뱅크 발행ㆍ472쪽ㆍ1만5,000원
◇추천사
최근 존경하는 지도교수님과의 저녁 모임에서 선물 받은 책입니다. 이 책을 정독하는 동안 예전에 ‘어린 왕자’를 읽었을 때처럼 순수하면서도 차분한 감동이 서서히 밀려왔습니다. 가족, 동료, 선후배 등 나를 둘러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어떻게 삶을 바라보고 나아갈 것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이 담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변화, 인간관계, 스트레스 극복 등을 주제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글쓰기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국 출신 칼럼니스트의 책이다. ‘부의 원칙에 성공한 사람들’ ‘사랑의 힘을 얻은 사람들’ ‘행복의 비밀을 발견한 사람들’ 등 3개의 장으로로 구성돼 있는데, 모두 소설적 장치를 빌린 동일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제각기 곤궁, 고독, 불행을 겪던 각 장의 화자가 홀연히 나타난 ‘중국 노인’과 대화하며 상황을 타개할 의지를 되찾고 이어 노인이 건넨 명단 속 성공한 사람 10명(이들도 모두 중국 노인의 현현을 경험했다)을 찾아다니며 삶의 지혜를 청취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책에 등장하는 총 30명의 인터뷰이가 모두 실존인물(비록 가명을 썼지만)이며 중국 노인은 자신이 만난 지혜로운 이들을 결합한 가공의 인물이라고 서문을 통해 밝힌다. 읽는 재미를 더하려는 이러한 설정을 통해 저자는 누구에게나 인생 최고의 목표일 부, 사랑, 행복에 다가서는데 필요한 지침을 실제 성공 사례로부터 추출해 보여준다.
부의 원칙으로 제시되는 지침은 ‘잠재의식에서 우러나오는 신념’ ‘열렬한 욕망’ ‘명확한 목표’ 등이다. 성공한 경영컨설턴트는 ‘승리를 얻기 전에 먼저 스스로 승리를 확신해야 한다’는 미국 시인 랄프 에머슨의 시구를 인용하며 ‘풍요로운 부를 창조할 수 있다’는 암시를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주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순 넘은 나이에 20년간 경영하던 주유소와 식당이 망한 데 굴하지 않고 고객들의 호평을 받던 감자칩 요리 비법을 팔아 재기에 성공한 사업가는 실패의 경험과 고통을 질료 삼아 삶을 반드시 바꾸겠다는 열렬한 욕망을 내면에 일으킬 것을 주문한다. 글로벌 통신사 고위간부는 “단순히 부유해지고 싶다는 생각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어떤 상품을 어떤 브랜드로, 언제, 어떻게 갖고 싶은지 초점에 맞춰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래야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실천 방안으론 ‘마음가짐’ ‘순간 속에서 살아가기’ ‘유머’ ‘용서’ 등이 제시된다. 고등학교 교사인 인터뷰이는 “비극적인 슬픔에서도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다”며 음주운전 차량에 딸을 잃은 슬픔을 ‘음주운전 반대법’ 제정 운동으로 승화시켜 많은 생명을 구한 미국 여성의 사례를 언급한다. 그는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우리의 느낌을 결정하는 것은 그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관한 우리의 애정”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반복할 수 없는 시간(순간)’을 담는 것으로 아름다움을 획득하는 사진에 빗대 행복의 비결을 전수하는 이는 저명 사진작가다. 사진이 그러하듯 삶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순간들로 이뤄져 있으며, 순간순간을 최대한 충실히 살아내는 것만이 행복을 수집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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