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톱 조항 대체하는 수정안 가결
EU “재협상 불가” 입장 그대로…난항 예고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둔 유럽연합(EU)과의 재협상을 선택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추진 중인 브렉시트 ‘플랜 B’ 수정안을 표결했다. 하원은 정부의 합의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부결된 원인인 ‘안전장치’(backstop)를 다른 협정으로 대체하도록 한 이른바 '브래디 수정안'을 16표 차로 가결했다.
하원은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것을 의미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도록 요구한 이른바 수정안에 대해서도 찬성 318표, 반대 310표로 가결했다. 반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다음 달 말까지 비준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시점을 올해 말까지 9개월 연장하자는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 등의 수정안은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결정 시기를 늦출 뿐이라며 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리하면, '노 딜'은 피하되 '안전장치' 부분을 두고 EU와의 재협상을 거쳐 예정대로 3월 29일 EU를 떠나자는 결론을 낸 것이다.
문제는 EU가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다.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 등 EU 측 인사들은 즉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EU와의 재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노 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관측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의 선택을 존중하며 EU가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하원 표결 뒤 “의회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밝혔다. 안전장치에 변화가 생기고, 노동권 등에 대한 확약이 있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로선 재협상이 구미를 당기지 않겠지만 안전장치와 관련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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