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군사 위협 국가
한국인들이 가장 큰 군사 위협을 느끼는 국가로 북한이 다시 이름을 올렸다.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북한ㆍ일본 중 군사 위협을 느끼는 나라(복수응답)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 응답자 절반 이하가 북한을 꼽아 조사 시작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2위를 차지했지만 ‘한반도의 봄’이 올해 급랭하면서 1년만에 제 위치를 찾았다. 중국은 지난해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음에도 한중 관계를 향한 한국인의 인식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군사 위협 국가로 북한을 꼽은 한국인은 64.5%로 지난해 48.6%보다 15.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난 뒤 북한이 지난달 이스칸데르형 탄도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시설 5곳 중 1, 2곳만 없애려 했다고 북미회담 내막을 폭로하기도 했다. 한국인들은 북한에 이어 중국(48.1%), 일본(39.4%), 미국(20.4%) 순으로 군사적 위협국가를 꼽았다.
일본인들 역시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나라로 북한(78.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지난해(77.0%)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치다.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65.0%)이 뒤를 이었다. 한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느낀다는 일본인 응답자는 25.0%로 지난해(20.0%)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중국을 군사위협국으로 꼽은 한국인은 지난해(49.7%)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한중관계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크게 기울었다. 올해 한중관계가 좋다고 답변한 한국인은 31.9%로, 지난해(48.8%)에 비해 3분의 1 넘게 줄어들었다. 중국을 신뢰한다는 응답도 19.3%에 불과해 지난해(24.4%)보다 감소한 것은 물론, 사드 사태가 터졌던 2017년(18.8%)과 큰 차이가 없었다. ‘미세먼지 중국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과 최근 관세와 화웨이를 중심으로 격화하고 있는 미중 패권다툼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일본인 대상 조사에서 중일관계가 좋다는 답변(32%)은 상승한 반면 중국을 신뢰한다는 반응(17%)은 감소했다. 양국이 고위급 경제대화와 외무장관 회담을 열며 관계개선을 도모하고 있지만, 화웨이와 센카쿠 열도 등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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