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주변국 지도자 신뢰도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한국과 일본 국민들은 모두 자국 지도자에 대해서만 ‘신뢰할 수 있다’는 인식을 보였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신뢰도가 한일 양쪽 모두에서 1년 전보다 크게 하락한 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한 일본인의 신뢰도는 상승했다.
‘문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전체 조사대상자 중 56.0%에 달했다. 지난해(79.0%)보다 23.0%포인트나 급감한 수치다.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작년 18.0%에서 39.0%로 대폭 증가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데다, 국내 경제 사정 악화 및 남북 관계의 교착 국면 지속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에서도 문 대통령의 신뢰도는 지난해보다 10%포인트(21.0%→11.0%) 줄었고, 불신한다는 비율 역시 9%포인트(66.0%→75.0%) 늘어났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한국인 10명 중 8명(81.3%)은 ‘신뢰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반도 긴장 완화 속에 69.6%를 기록했던 작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신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절반(26.2%→13.4%)으로 뚝 떨어졌다. 일본 국민의 김 위원장 불신 비율(90.0%)은 지난해와 같았다.
아베 총리의 경우, 한국에선 ‘신뢰할 수 없다’가 92.4%로 작년(92.8%)과 대동소이했으나 일본 내에서의 신뢰도는 1년 전 48.0%에서 61.0%로 높아졌다. 새 연호 ‘레이와(令和)’ 사용에 대한 일본 국민의 높은 호감도가 아베 내각 지지율 상승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에서의 신뢰도가 전년 대비 다소 하락(23.3%→17.6%)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11%에서 14%로 소폭 상승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미세먼지 문제 등으로 한중 관계가 악화한 데 반해, 최근 중일 관계 개선 조짐이 뚜렷해진 탓으로 보인다.
한일 모두에서 신뢰도 2위를 보인 지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그를 ‘신뢰할 수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한국이 33.4%, 일본은 29.0%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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