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ㆍ요미우리신문 공동 여론조사] 오쿠조노 교수가 본 한일관계
현재의 한일관계를 “나쁘다”고 보는 양국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상대국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친밀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 상대국 지도자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에선 모든 세대에서 90% 이상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신뢰하지 않았다. ‘사상 최악’이라고 불리는 양국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도 양국에서 나타난 공통적 특징은 젊은 세대일수록 양국관계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상대국에 대해 보다 신뢰도와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양국 모두 비관론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역사인식을 둘러싼 이견에도 경제ㆍ문화 교류에서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응답이 한국은 60% 이상이었고, 일본에서도 과반이 견해 차이가 있어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한국 정부가 양국 간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ㆍ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한 것과 관련, 일본에선 대부분 “납득할 수 없다”고 했지만 한국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이 “납득할 수 있다”를 웃돈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다수의 국민이 정서적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과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징용노동자 문제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란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선 양국 국민들의 인식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한일 정부가 선거 등 국내외 정치적 제약 속에서도 이처럼 관계 개선을 원하는 양국 국민들의 목소리에 부응해 교착상태를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으며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 없이는 타개하기 어렵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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