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이후 8개월 만에… 장소는 평양ㆍ스웨덴 등 거론
북미가 오는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였던 비핵화 협상이 8개월 만에 다시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담화를 통해 “조미(북미) 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측 대표들은 조미 실무협상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조미관계의 긍정적인 발전이 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도 1일(현지시간) 다음주 내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모건 오타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과 북한 관계자가 다음 주 내로 만날 계획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상응조치(보상)를 사전에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제재 완화를 요구했고, 미국은 ‘영변+α’를 고수하며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실무협상 전에 예비접촉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4일 예비접촉 때 양측이 서로 입장을 교환하고 협상 타결 가능성이 있다면 실무협상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꿔 말해, 아직 비핵화 및 상응조치에 대한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예비접촉 단계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판이 깨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날 최 부상은 실무협상 장소는 어디인지, 협상 대표는 누구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외교 소식통은 “최종 합의는 안 됐지만 평양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2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 북미 실무협상팀이 합숙하며 ‘끝장 담판’을 진행한 스웨덴이 유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각각 수석대표로 테이블에 마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과 미국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하다”며 “이번 실무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해 조기에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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