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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중견기업] 60년 전통의 토종기업 도화엔지니어링 “글로벌 시장 선도할 것”

입력
2019.11.03 20:00
수정
2019.11.04 15:1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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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엔지니어링이 지난 2016년 수주한 첫 번째 일본 태양광 발전 사업 ‘하마다 태양광 발전소’ 전경. 도화엔지니어링 제공
도화엔지니어링이 지난 2016년 수주한 첫 번째 일본 태양광 발전 사업 ‘하마다 태양광 발전소’ 전경. 도화엔지니어링 제공

지난달 24일 국내 종합 엔지니어링 기업 도화엔지니어링은 또 다시 업계를 놀라게 했다. 1,570억원 규모의 일본 후쿠시마현 태양광 발전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했기 때문이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일본 블루캐피탈매니지먼트와 후쿠시마현 니시시리카와군, 야마군 등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의 설계ㆍ조달ㆍ시공(EPC) 및 운영ㆍ관리(O&M) 일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일본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따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하마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일본에서만 8건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이와키, 하마다, 료마 태양광 발전소가 현재 가동 중이며, 이바라키현 카사마 태양광 발전소는 최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의 첫 해외 사업은 4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5년 이란 테헤란에 지사를 설립하고 ‘코람샤 항만공사 설계 사업’을 수주한 게 시작이었다. 1970년대 기술 용역 분야는 침체기를 맞았지만, 중동 건설 시장은 호황을 구가하던 시절이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과감하게 해외에 진출해 설계 사업을 따냈고, 이는 국내 업계 최초의,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 받는다.

도화엔지니어링은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도 이름이 올라있다. 1957년 8월 내무부 토목국장을 지낸 고 김해림 회장이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한 ‘도화설계사무소’가 시초다. 1950년대는 6ㆍ25전쟁 이후 나라가 황폐해진 상황이었다. 이때 정부는 국토 재건에 나섰는데, 물 보급이 가장 시급한 문제였다.

복구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토목 설계 분야가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때 김 회장은 ‘나라에서 더불어 나누며 산다’는 의미로 ‘도화(都和)’라는 사명을 올렸다.

초기 도화설계사무소는 상수도 시설 계획과 설계 용역 사업에 집중했다. 서울은 물론, 부산, 대전, 마산, 전주, 목포, 광주 등 많은 도시에서 상수도 사업을 주도했다. 1962년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발표되면서 토목 건설 산업은 더욱 활기를 띄었다.

그 해 5월 주식회사 체제로 전환한 회사는 ‘도화종합설계공사’로 이름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정부 사업에 뛰어든다. 상하수도부, 이수부, 항만부, 조사부, 총무부 등으로 조직을 체계화했다. 울산 사연댐, 안동 다목적댐, 대한석유공사 울산정유공장, 호남정유 여수정유공장, 국회의사당, 서울~대전 고속도로, 포항신항, 부산항 정비 설계 등 굵직한 대형토목사업 계획 및 설계 프로젝트를 맡아 수행했다. 1970년대에는 해외로 진출하며 입지를 다졌다.

서울 강남구 ‘도화엔지니어링’ 사옥. 도화엔지니어링 제공
서울 강남구 ‘도화엔지니어링’ 사옥. 도화엔지니어링 제공

1980년부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전주권과 울산권, 광양권 등 광역 단위 물 공급 체계 타당성 조사와 설계 사업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현재까지도 상하수도 부문에 있어선 ‘요지부동의 1위 업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설계에서 건설 관리, 유지 관리, EPC 등으로 사업 영역을 크게 확대했다. 그 결과 1980년 12억원이던 연간 수주액은 10년 만에 200배 늘어 237억원을 기록했다. 그 성과는 동탄산업훈장(1987년), 산업포장(1998년)의 영예로 돌아왔다. 국제품질규격인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도 획득했다.

회사는 2000년대 들어 동남아, 중남미 등 해외 인프라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2007년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톱 랭킹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알제리, 파키스탄, 페루, 방글라데시 등 21개국에 해외지사와 법인을 세웠다.

회사명이 또 한번 바뀌었다. 2010년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이듬해 지금의 도화엔지니어링이 됐다. 도화엔지니어링은 2018년 기준 매출액 4,025억원, 직원 수 2,049명으로 국내 1위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525명에 달하고, 284건의 특허와 17건의 신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물 산업, 도시, 철도, 인프라, 감리, 건설관리 등 분야에서 1만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설계, 조달, 시공 등 프로젝트 전반을 포괄하는 종합엔지니어링 기업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하마다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수행한 일본 시장에서 확보한 EPC 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은 독보적이라 자평한다”고 말했다.

도화엔지니어링은 ‘뉴 비전 2020’을 선포하고 국내외 신사업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도화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세계 시장 50위권 진입이 목표이며, 중장기 목표는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최고의 엔지니어링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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