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상생-협력 손 내미는 태국
두앙짜이 아사와친따칫 태국 투자청(BOI) 청장은 “태국이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모델은 한국”이라며 “보다 많은 한국 기업이 태국에 투자해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미한 한국의 대태국 투자(FDI)와 관련해서는 “한국은 일본이 태국에서 워낙 강세여서 기회가 없다고 하는데, 정보 부족에 따른 잘못된 생각”이라며 “기회는 아직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태국 투자액은 올 상반기 기준 10억700만바트(약 389억원)로, 일본(291억8,200만바트)의 30분의 1 수준이다. 투자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지난 9월 5일 집무실과 지난 2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투자 정상회의(ABIS) 행사장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가장 큰 투자국은.
“전체로 보면 1위는 일본, 2위는 아세안, 3위 미국 순이다. 최근 중국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은 365억7,600만바트를 태국에 투자해 만년 1위 일본을 앞질렀다. 한국은 13위다. 실제 투자할 수 있는 것보다 적어 항상 아쉽게 생각한다.”
-왜 한국의 투자가 적다고 보나.
“태국에 앞서 진출한 일본 때문에 한국은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동차산업만 봐도 그렇다. 일본 기업이 많지만, 전 세계 18개 자동차 브랜드가 태국시장에 들어와 있다. 한국 빼고 다 있다고 보면 된다. 태국의 전략적 위치,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고급 인력 등을 봐도 자동차산업에 굉장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투자 이유가 충분하다.”
-18개나 되는데 현대, 기아가 들 자리가 있나.
“태국은 자동차 생산 허브다. 세계 50위 내 부품 업체들이 다 들어와 있다. 수출을 생각한다면 더욱 기회는 충분하다. 생산 자동차 절반이 수출된다. 기계, 자동화 설비, 철도, 디지털, 바이오 등 태국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차세대 산업에서도 기회가 많다. 모두 한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다. 태국은 더 넓은 시장으로 갈 수 있는 발판이다.”
1997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 기업들은 일본과 달리 태국에서 대거 철수했다. 아직까지도 태국은 당시 받은 충격과 설움으로 한국을 차별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그러나 두앙짜이 청장은 “법과 규정이 완벽하게 갖춰져 차별은 있을 수 없다”며 “태국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은 ‘중진국의 함정’에 빠진 나라로 표현된다.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시도를 하고 있다. ‘태국 4.0’도 그 일환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은 선진국과 협력해서 기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한국의 성공은 우리의 모델이다.”
-한국 투자 유치 전략은.
“한국 투자 유치 전담팀을 신설했고, 유치할 산업과 기업까지 특정이 됐다. 해당 업종이 투자할 경우 BOI에서는 이전보다 더 큰 혜택 패키지를 줄 준비를 해놓고 있다. 이달 말 부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태국이 얼마나 투자하기에 좋은 나라인지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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