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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까지 드세요” 뉴질랜드 항공사 ‘먹는 컵’ 도입

입력
2019.12.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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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수 있는 컵ㆍ접시ㆍ젓가락까지 등장

쓰레기 줄일 해결책 될까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가 기내에서 바닐라 맛의 ‘먹을 수 있는 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에어뉴질랜드 트위터 캡처.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가 기내에서 바닐라 맛의 ‘먹을 수 있는 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에어뉴질랜드 트위터 캡처.

먹을 수 있는 접시, 젓가락에 이어 비행기 기내식용 ‘먹을 수 있는 컵’이 등장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해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취지다.

뉴질랜드 항공사 에어뉴질랜드는 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기업 트와이스가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컵을 기내와 라운지에서 시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컵은 밀가루, 설탕, 계란에 바닐라향을 넣어 만든 컵 모양 쿠키에 가깝다. 다만 녹거나 물이 새지 않아 컵으로 사용 가능하며 디저트로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니키 체이브 에어뉴질랜드 고객 관리 매니저는 현지 언론을 통해 “에어뉴질랜드는 1년에 800만개의 컵을 제공해왔다”며 “앞으로 일회용 컵을 없애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에어뉴질랜드는 이전에도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컵을 제공해왔는데,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쓰레기를 전혀 만들지 않을 컵을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에보웨어가 해조로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컵. 에보웨어 제공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에보웨어가 해조로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컵. 에보웨어 제공

이같이 ‘먹어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은 에어뉴질랜드가 처음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스타트업 에보웨어는 해초를 이용한 일회용 컵과 포장지를 제작 판매 중이다. 에보웨어가 제작한 컵은 젤리 같은 식감에 페퍼민트, 녹차 등의 맛이 난다. 음료를 다 마신 후 먹지 않고 그냥 버려도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된다. ‘#eatyourstraw(당신의 빨대를 드세요)’라는 문구를 내세워 광고해온 미국 스타트업 롤리웨어 역시 해조류로 만든 일회용 빨대와 컵을 판매 중이다.

일본에서는 아이스크림 콘 등을 생산해온 마루시게제과가 2011년 먹을 수 있는 접시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분과 흰살 생선 등의 가루를 기계에 넣고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약 5㎜ 두께에 군옥수수맛, 자색고구마맛, 새우전병맛, 양파맛 등 4가지 맛 접시가 출시돼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막대과자처럼 먹을 수 있는 젓가락을 내놓기도 했는데, 일본의 다다미(마루방에 까는 일본식 돗자리) 제작에 주로 사용되는 이구사(등심초)를 이용해 만들었다.

일본 마루시게제과가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젓가락. 다다미 제작에 사용되는 이구사(등심초)로 만들어 쌉쌀한 맛이 난다는 평이다. 재팬투데이 캡처.
일본 마루시게제과가 제작한 먹을 수 있는 젓가락. 다다미 제작에 사용되는 이구사(등심초)로 만들어 쌉쌀한 맛이 난다는 평이다. 재팬투데이 캡처.

다만 독특한 맛이나 낮은 가격 경쟁력은 풀어야 할 과제다. 마루시게제과가 제작한 젓가락은 다다미 재료로 만든 만큼 쌉쌀한 건초 같은 맛이 난다는 평이다. 가격도 한 벌에 417엔(약 4,558원) 꼴로 한 번 쓰고 말기엔 비싼 편이다. 에어뉴질랜드가 제공하는 컵 역시 개별 구입 시 개당 4NZD(약 3,110원)로, 일회용 컵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다.

이미령 인턴기자 digit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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