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리그가 더 화끈해지고 재미있어졌다고 하던데. 뭐가 달라진 거지?”
당신이 K리그 팬이라면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분명 골도 많이 나오고 박진감 넘쳤던 시즌이었는데 정확하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 난감할 것이다. 긴가민가한 당신에게 누구도 ‘반박불가’한 2019 시즌 K리그가 화끈했던 이유를 통계로 소개하고자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 K리그1에서는 정규시간 90분이 지난 뒤 터진 골이 무려 52골이었다. 전체 593골 중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골이 9%나 된 셈이다. 지난 시즌 40골과 비교하면 10골 이상 증가했다. 경기 막판 골이 터지며 승패가 뒤바뀐 경기도 많았다. 팬들이 끝까지 가슴 졸이며 응원할 수밖에 없던 이유다.
대표적인 경기가 축구 역사에 남을 17라운드 강원-포항전이다. 강원은 0-4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에만 5골을 쏟아 부으며 역사적인 4골차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에만 3골을 넣었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현실이 되자,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반대로 득점이 없는 지루한 승부는 줄었다. 지난해 0-0으로 끝난 경기는 총 23경기였는데, 올해는 21경기로 줄었다.
긍정적인 변화는 시즌 중에도 계속됐다. 시즌 초반 7라운드까지의 K리그1 각종 지표와 마지막 38라운드까지의 최종 기록을 비교하면 차이는 두드러진다. 초반에 비해 득점과 슈팅, APT(실제 경기시간)는 증가하고, 파울ㆍ경고는 점차 감소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재밌는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득점은 경기당 2.26골에서 2.57골로, 슈팅은 21.54개에서 22.49개로 증가했다. 반면 파울은 26.81개에서 26.14개로, 경고는 3.57개에서 3.30개로 줄었다. 자연스레 APT도 57분45초에서 58분33초로 늘어나 관중들의 몰입도가 높아졌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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