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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한국포럼] “신종 전염병 또 온다… 가정ㆍ지역 중심 의료체계 전환을”

입력
2020.05.26 15:30
수정
2020.05.26 19: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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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강연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신종 감염병이 또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도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상이 돼 버린 신종 감염병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의료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포럼에서 ‘팬데믹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포럼에서 ‘팬데믹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로’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홍 교수는 2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포럼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 ‘팬데믹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로’라는 주제의 특별 강연에서 “역사를 보면 전염병 발생을 기점으로 사회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며 “신종 코로나 전과 후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마 인구의 4분의 1을 앗아간 천연두는 로마의 군사력 약화로 이어져 끝내 로마의 멸망을 불렀고, 14세기 인본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한 것도 흑사병의 창궐에 종교적 권위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학설을 소개했다. 1852년 당시 세계에서 산업적으로 가장 발전한 도시였던 영국 런던이 1만명이 사망한 콜레라의 타격으로 상수ㆍ하수도 체계, 공중보건법을 만든 사례도 들었다. 신종 코로나 역시, 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의 등장도 경고했다. 홍 교수는 ‘사스(2002)-신종플루(2009)-메르스(2015)-신종 코로나(2019)’로 이어지는 추세를 볼 때, 새로운 감염병이 “반드시 온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도 쉽게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스페인 독감은 1918년 6월에 시작해 10월에 2차 대유행, 1919년에 3차 대유행이 왔다”며 “신종 코로나의 유행 양상도 스페인 독감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독감에 걸려 최소 2,5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된다.

미래 의료 체계는 이런 신종 감염병의 반복적 유행, 노인 인구의 증가에 맞춰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홍 교수는 제언했다. 그는 “65세 노인 인구의 70%가 질병을 앓고 있고, 새로운 감염병이 반복되고 있다”며 미래를 ‘신종 전염병 및 퇴행성 질환의 시대’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건강 관리가 생체 정보를 통해 병원이 아닌 집에서도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 체계가 재편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감염병과 각종 질병이 보편적인 일상이 된 시대에 맞춰 병원에 집중된 의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춘 뉴욕도 (신종 코로나로) 거리에 시체가 쌓여 있다는 것은 지금의 방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라며 “현재 병원 중심의 의료 시스템을 앞으로는 가정, 지역사회의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옮기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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