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대남전단 사진
일일이 확대해 내용 살펴보니
문 정권 비난ㆍ조롱ㆍ책임전가...
연일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한 북한이 22일 '삐라(전단)' 1,200만장과 풍선 3,000개가 준비됐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대규모 대남삐라 살포를 위한 준비 사업을 추진한다"며 완성된 대남전단과 제작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살포하겠다는 대남전단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사진 속에서 공장 구석에 쌓여 있는 전단을 하나하나 확대해 살펴 보니 크게 세 가지로 분류가 가능했다.
◇ 인신공격적인 비난이나 조롱
가장 먼저, 문재인 대통령을 노골적인 표현으로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내용이 눈에 띈다. '천치 문재인'이란 글씨가 크게 인쇄된 전단에는 철창에 갇힌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개숙인 문 대통령 사진을 비교하며 '감옥 갇힌 박근혜도 옥중 정치하는데 저능아 박근혜 보다 못한 속물'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당시 오찬 사진에 '먹성이 좋은 문재인' 이라는 문구를 합성한 전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도 눈에 띈다.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황교안 전 총리 등이 문 대통령을 향해 손가락질하는 삽화 전단에는 '부정부패의 원조인 보수도 울고 갈 청와대 주인의 구린내!'란 제목이 붙어 있다. '똥개 3년이면 개바자(울타리) 넘는다'는 북한 속담을 인용해 문 정권을 '(집권)3년이 지나도 제구실 못하는 바보'에 비유하는 내용도 보인다.
◇'문재인 타령'으로 정책 실패 강조
'문재인 타령'이라는 제목이 붙은 전단은 두 종류다. 그 중 하나는 문 정권의 경제, 외교정책 실패를 휘어진 역기를 든 문 대통령의 이미지로 표현했다. 양쪽으로 축 처진 역기의 왼쪽 추에는 코로나대란ㆍ물가대란ㆍ실업대란을, 오른쪽엔 혈맹강화ㆍ선비핵화ㆍ사드재배치라고 적었다.
다른 하나의 문재인 타령은 노래 가사로 표현한 '문재인' 삼행시다. '문제가 있어 단단히 있어, 재수가 없어 너무나 없어, 인충 사라져 아예 사라져' 라며 문 대통령을 비하하는 원색적인 내용이다.
◇ 남북위기 사태 책임 전가
남북 관계 악화의 원인을 남측, 문 정권에 떠넘기는 내용도 있다. '다 잡수셨네 북남합의서까지'라는 조롱 문구와 함께 문 대통령이 차를 마시는 사진을 우스광스럽게 왜곡한 것도 모자라 그 위에 담배꽁초를 버린 장면을 연출하는 식으로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대북제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듯 '문재인의 특기는 STOP!'이라는 문구와 함께 '개성공단 재개도' '북남철도연결도' 등의 글귀를 넣었다. 개성공단과 남북철도 연결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10여 종류의 대남전단 대부분은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 일색이다. 이 중엔 북미간의 중재자 역할을 자청한 남한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은 전단도 있었다. 미사일 발사 장면을 담은 전단에는 '경고한다! 남녁땅이 무사하려거든 이중적행태를 당장 그만두라!'는 문구를 적어 넣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분노의 격류, 전체 인민의 대적 보복 열기'라는 제목으로 "삐라와 오물 그것을 수습하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 일이며 기분 더러운 일인가 하는 것을 한번 제대로 당해봐야 버릇이 떨어질 것"이라며 "남조선은 고스란히 당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의 다음 조치로 20일 "대규모의 대남전단을 살포할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전단살포는) 남북간 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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