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0월 서프라이즈'로 김여정 방미 중개
입장차 큰 비핵화 대신 '종전 선언'을 의제로
한국 외교부 "보도 내용 사실 아니다" 부인
문재인 정부가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전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제1부부장의 미국 방문 주선을 도모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북미 간 10월 서프라이즈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취소로 현 상황에서 실현 여부는 절망적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외교부는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한미일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교착상태인 북미 비핵화 회담 재개를 위해 미 대선 전 북미 정상급 회담을 추진했다. 선거에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 점수를 얻게 하면 (재선 후) 유리할 것이라고 북한을 설득했다.
당초 정상 간 만남을 모색했으나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로 끝난 북미 정상회담이 재현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위가 실추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에 북한의 2인자인 김여정이라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상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8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대해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도 북미 접촉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김여정을 북한의 외교를 총괄하는 2인자로 공인한 셈이기 때문이다.
김여정은 7월 10일 대미담화에서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 데 대하여 위원장 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북한이 김여정을 내세워 대미 접촉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회담의 주제가 문제였다. 비핵화 협의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 차가 너무 컸다. 이에 지난달 한미 고위급 협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종전선언이었다. 북한 체제 보장의 첫 단추가 될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 성과로 내세울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지난달 16일 이후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미국을 찾아 북미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도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사살된 사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한국 정부가 서둘러 수습한 것도 “북미관계에 악영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국은 7~8일 예정된 폼페이오 장관 방한을 계기로 김여정의 방미를 최종 조율할 계획이었으나 방한 취소로 협의가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한국과 북한은 계속해서 김여정의 방미 기회를 엿볼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망했다. 외교부는 “정부가 김여정의 방북을 추진한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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