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아카이브 81' 시즌1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금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넷플릭스 바로 보기 | 8부작 | 18세 이상
영상물 복원 일을 하는 댄(마머두 아데이)은 어느 날 희한한 의뢰를 받는다. 오래전 화재가 난 아파트에서 발견된 비디오테이프를 디지털로 복원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거금에다가 작업장까지 제공하겠다고 하니 댄으로서는 마다할 일이 아니다.
수상쩍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일을 맡긴 기업은 뉴욕 시내 빌딩에 입주해 있는데, 무슨 일로 돈을 버는지 알 수 없다. 기업 대표 데븐포트(마틴 도노번)는 일 처리를 잘해달라고 부탁하면서 기이하게도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빨리 연락하라고 한다. 댄의 정신과 치료 이력 등 신상을 잘 알고 있는 눈치다. 작업장은 외딴 숲에 있는 저택이다. 휴대폰 통화가 안 되고, 인터넷 연결이 돼 있지 않다. 넷플릭스 드라마 ‘아카이브 81’은 시작부터 음산한 물음표들을 던진다.
①의문의 비디오… 당시 무슨 일이
댄이 복원하는 비디오테이프는 멜로디(디나 쉬하비)라는 젊은 여성이 1994년 촬영한 내용들이다. 댄은 작업을 하며 어쩔 수 없이 촬영 내용을 세세히 보게 된다. 멜로디는 논문 자료 조사를 위해 뉴욕 낡은 아파트에 입주해 주변 이웃들을 촬영했다. 인터뷰를 통해 아파트의 역사, 입주자들의 특징 등을 알아내 논문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멜로디는 조금씩 기이한 경험을 했다. 아파트 6층은 폐쇄돼 있고, 함부로 올라갈 수 없다. 늦은 밤에는 괴이한 소리가 들려온다. 음악인지 주문인지 알 수 없고 소름이 끼친다. 이웃들은 다들 뭔가 비밀을 지닌 듯하다. 이웃 주민인 대학교수 새무얼(에반 조너카이트)이 그나마 친절하게 대한다. 멜로디는 제스라는 소녀와 친해지고, 그녀를 매개로 주민들을 하나둘 인터뷰해 나간다.
②과거와 현재가 만난다
댄은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멜로디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음을 안다. 댄은 비디오테이프에서 섬뜩한 이미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화재로 숨진 댄의 아버지가 비디오테이프에 등장하는 점이 이상하기도 하다. 멜로디를 둘러싼 현실이 기이한 동시에 댄에게도 괴이한 일들이 발생한다. 실재하지 않는 공간이 작업장에 나타나기도 하고, 댄은 멜로디와 마주하기도 한다. 멜로디의 유령인지, 댄의 환각인지 알 수 없다. 비디오테이프 속 멜로디가 겪는 일들이 무섭기도 하면서도 댄은 자신이 멜로디와 강하게 연결돼 있음을 직감한다.
③심장 옥죄는 심령 공포물
드라마는 심령공포물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이 등장하고, 흑마술이 나온다.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며 의문을 더해간다. 댄의 가족사는 멜로디가 겪은 일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 집에 불이 나 댄을 제외한 가족 모두가 숨졌는데, 무슨 음모가 있었던 걸까. 멜로디 주변 사람들은 왜 하나같이 이상한 일들을 저지르는 걸까. 매사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는 것 같던 새무얼이 감춘 진짜 본 모습은 무엇일까. 데븐포트는 왜 비디오테이프를 복원하고 싶어하고, 그 일을 하필 댄에게 맡겼을까.
※몰아보기 지수: ★★★☆(★ 5개 만점, ☆ 반개)
여러 의문부호들이 공포를 빚어내며 심장을 죈다. 비디오테이프의 거친 입자, 흔들리며 찍힌 촬영물들, 외딴 작업장 등만으로도 한기가 느껴진다. 여러 공포물의 전통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점이 흥미롭다. 아파트에 악마적 힘이 작용한다는 내용은 ‘악마의 씨’(1968)를 닮았고, 댄이 외딴 곳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작업하는 모습은 ‘샤이닝’(1980)을 연상시킨다. 동명 인기 팟캐스트에서 영감받아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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