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영훈국제중 항소심서도 지위 유지
"평가 기준 및 배점 갑자기 불리하게 바꿔"
교육청 "공교육 정상화 역행... 학생 피해 우려"
대원국제중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의 특성화중학교 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 심준보 김종호 이승한)는 30일 대원학원과 영훈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제기한 특성화중 지정취소 처분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지정취소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6월 "운영성과평가 결과 기준점인 70점에 미치지 못했다"며 대원·영훈국제중의 특성화중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국제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과 교육격차 해소 노력이 저조해, 의무교육인 중학교 과정에서부터 교육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교육부도 서울시교육청 판단에 동의했다.
두 학교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교육청이 ①재지정 통과 점수를 60점에서 70점으로 높이고 ②'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 점수 배점은 15점에서 9점으로 낮춰 불리하게 평가됐다는 게 학교 측 주장이었다. 두 학교는 "교육청이 국제중 재지정 평가 기간이 끝나가는 2019년 12월에야 학교 측에 바꾼 평가 기준의 세부 항목을 알려주고 이를 소급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법정에서 "2020년 국제중 평가는 2015년 평가와 동일한 평가방식·영역·항목을 유지했고 세부 항목만 몇 가지 변경했다"며 "대원·영훈국제중이 국제중 지위를 유지하면 공공의 이익이 침해된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국제중의 손을 들어줬다. "교육청이 갑자기 평가 기준과 배점을 학교에 불리한 방향으로 바꿨다"는 국제중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 과정에서 국제중이 존립되면 교육 불평등이 지속된다"며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 또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판결로 중학교 입시경쟁이 계속되는 등 '공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외고, 국제고처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국의 국제중을 모두 일반중으로 일괄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논쟁이 길어지면 중학교 입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제중 재학생에 피해가 갈 수 있어 상고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지정 취소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8곳이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에서도 모두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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