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올해 네 번째 가격 인상…루이비통·버버리도
원자잿값 상승·환율 변동 때문이라지만
희소성 위해 '고가 정책 강화' 속내 해석도
올 연말 특수를 앞두고 명품 업계가 가격 줄인상에 나섰다. 고물가·고환율 여파에 따라 올렸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희소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키우려는 판매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한국 매장의 가방, 신발, 지갑류 등 전 제품의 가격을 3~11%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제품별로 가방류는 5~8%, 신발류는 6, 7%, 지갑류는 약 12% 가격이 올랐다.
'예물백'으로 유명한 샤넬 클래식 플랩백의 경우 미디엄 사이즈는 1,239만 원에서 1,316만 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지난해 11월 1,124만 원에서 1년 만에 약 17% 가격이 뛴 것이다. 또 같은 제품의 △미니는 594만 원에서 637만 원으로, △스몰은 1,160만 원에서 1,237만 원으로, △라지는 1,335만 원에서 1,420만 원으로 각각 인상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루이비통이 국내 판매가를 3%가량 올렸고, 버버리도 5~10% 기습 인상을 단행했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 1, 2% 수준으로 가격 조정을 해 왔는데, 내년에는 5~10% 올릴 계획이다. 에르메스는 올해도 4%가량 가격을 올려 인상 폭을 키우고 있다. 가격을 올리는 주기도 점점 짧아져 지난해만 프라다는 여섯 번, 루이비통은 다섯 번 가격이 뛰었다. 올해 들어서는 샤넬과 프라다가 네 번씩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왜 계속 올리나…환율 때문이라지만
명품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한다. 샤넬 관계자는 "환율이 변동됨에 따라 지역 간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차이를 줄이기 위해 여러 나라 점포를 대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며 "전 세계 고객에게 공평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자기과시의 수단으로 소비됐던 명품이 2, 3년 사이 대중화되면서 희소성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격대는 올리고 점포수는 줄이는 식으로 구매 장벽을 높이면서 명품 중에서도 최고급 명품으로 이미지를 키우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잇단 가격 인상에도 수요가 늘어나는 '베블런 현상'도 브랜드의 고가 정책에 불을 지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네 차례 가격 인상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31.6% 증가한 1조2,23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에르메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각각 40.2%, 26% 오르며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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