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도움 요청 외면 속 극단적 선택
3세 유아는 10분 거리 병원 가지 못해 숨져
확진자 최근 급증...봉쇄 정책 유지 전망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이 인명피해 사건으로 이어지는 등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방역 조치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어 봉쇄를 기반으로 하는 고강도 방역 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관 자물쇠 봉쇄에 발만 동동
7일 홍콩 매체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 네이멍구 후허하오터시에서는 55세 여성이 봉쇄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달 26일부터 봉쇄됐으며, 사망 사건이 발생한 단지의 모든 주거지 현관문은 집 안에서 문을 열 수 없도록 자물쇠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가족에 따르면 숨진 여성은 봉쇄 기간 극심한 불안장애를 겪고 있었다. 여성의 딸이 어머니가 극단적 선택을 할 것 같다며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지역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주민 생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봉쇄 조치가 되레 안전을 해치는 결과로 돌아온 셈이다. 시 당국은 "대응이 미흡했다"고 인정하며 "거주지 현관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간쑤성 란저우시에서는 3세 아동이 봉쇄된 거주지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일도 있었다. 구급차를 불렀지만 오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가 직접 아이를 안고 집 밖으로 나와 병원행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마저 거주지 관리인에게 제지당하며 병원 이송이 늦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은 해당 거주지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일일 확진 6개월 만에 다시 5000명 돌파
봉쇄 정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망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최근 중국 지역 곳곳에서는 '봉쇄'에 대한 공개적 저항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란저우시 주민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해당 지역 공무원들에게 "자유를 돌려달라"고 외치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수천 명의 주민이 경찰에게 물병을 던지며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필요 이상의 방역 조치를 지양하겠다"면서도 당분간 봉쇄식 방역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5일 회견에서 "최근 일부 지역에서 과도하고 일률적 방역 조치가 이뤄졌다"며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둥타이칭링(動態淸零·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방역은 흔들림 없이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기존의 엄격한 방역이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 내 확진자는 5,643명으로 집계됐다. 직전일(4,420명)보다 약 27% 급증한 것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선 것은 상하이시가 봉쇄됐던 지난 5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며 올겨울 각별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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