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13일 만에 글 올려
"한동안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심경도
"최저임금 인상, 장기적 안목 평가 기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적극 추진했다가 비판받은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두고 "예상 범위 안에 있던 2018년 고용시장 충격을 들어 실패 또는 실수라고 단정한 것은 정책평가로서는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의 저서 '좋은 불평등'을 소개하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저자는 책에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시장에 충격을 준 실패'라고 평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단기간의 충격을 감수하면서 장기적인 효과를 도모한 정책이었다"며 "언젠가 장기적인 통계자료를 가지고 긴 안목의 정책 평가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최저임금 1만 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2018년(7,530원, 상승률 16.4%)과 2019년(8,350원, 상승률 10.9%), 2년 연속 두 자릿수 올렸지만, 단기간에 급격히 올린 영향으로 일자리가 대폭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후 최저임금 상승률은 2.9%(2020년), 1.5%(2021년), 5.1%(2022년)로 크게 낮아져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한 올해 최저임금(9,160원)은 1만 원에 못 미쳤다.
그러나 문 전 대통령은 "불평등에 관한 통념에 도전하는 책"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그는 "주장이 새롭고 신선하고 흥미 있다"며 "진보진영의 경제정책 담론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깊이 공감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비판경제학이 주류의 경제학으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논의가 보다 깊어지고 활발해지기를 바라면서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책이 다루는 것보다 훨씬 구조적이고 세습적"이라며 "이 책은 불평등의 바다에서 수면의 물결만 다루었을 뿐 수면 아래 저변까지 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평했다. 특히 "불평등을 세습시키고 고착시키는 자산소득 등 자산의 요인을 전혀 다루지 않은 것은 분명한 한계"라고 짚었다.
이날 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은 이달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파양 논란이 불거지며 지난 9일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지 약 13일 만에 올라왔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소개에 앞서 "한동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읽다가 덮은 책을 다시 펼 마음이 나지 않았다"고 짤막히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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