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과 바다에서 이뤄지던 주요국들의 주도권 경쟁이 하늘과 우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6일 무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했고, 우리나라는 7월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다. 일본도 29일 달 착륙선 미션1(Mission 1, M1) 발사를 앞두고 있다.
24일 경남 진주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강당에서 한국일보와 경남도 주관으로 2022년 미지답 경남포럼이 열렸다. 지방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 신설된 '미지답' 포럼은 '우리의 미래, 지방(지역)에 답이 있다'에서 머리글자를 땄다. 이날 진주에서 열린 첫 행사의 주제는 '경남, 하늘을 날다, 우주를 꿈꾸다’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우주산업의 부양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핵심은 우주항공 정책의 컨트롤타워이자 뉴스페이스 시대를 이끌 우주항공청의 조속한 설립 촉구로 모아졌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축사를 통해 “경남은 항공우주분야 국내생산의 약 70%를 맡고 있는 명실상부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지”라며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조기 설립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진부 경남도의장도 "올해 6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1톤 이상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렸고, 그 중심에 경남이 있다"며 "우주항공 분야는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로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우주항공청을 신설해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박대출(3선·경남 진주갑) 국민의힘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인구 감소 위험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각 지역만의 매력과 특색을 갖추고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면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는 경남 항공우주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영제(초선 · 경남 사천·남해·하동) 국민의힘 의원도 "현재 진행 중인 국회 예결위 증액 심사까지 마무리되면 사천 우주항공청이 드디어 첫걸음을 떼게 된다”며 "경남 항공우주산업 발전 방향에 대한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견을 기탄없이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올해는 누리호와 다누리 발사성공에 이어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시험비행 성공까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그 중심에 있는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조속히 설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종우 진주 부시장은 “위성을 쏘아 올리면 본궤도까지 오르는 초반에 가장 많은 연료가 소모된다”며 “상승단계에 있는 경남의 우주산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도록 에너지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지역 관계기관들의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였다. 한창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미래사업 부문장은 "60여 년 전 사천에서는 6·25 전쟁의 포화 속에서 최초의 국산 항공기 부활호가 만들어졌고, 내년이면 사천에 항공기 생산시설이 자리 잡은지 30년을 맞는다"며 "지난 7월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완벽한 첫 비행을 거둔 데 이어 9월에는 FA-50이 국산 항공기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폴란드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은 이제 변방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정관 LH부사장은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신설되고 항공우주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경남은 항공우주 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이라며 “LH도 경남 항공국가산단 조성을 통해 진주와 사천을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산학연관 클러스터를 완성해 관련 산업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달 1일 한국일보 사장에 취임하는 이성철 이사는 환영사를 통해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돌입했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 됐지만 지역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의 중심으로 힘찬 비상을 꿈꾸는 경남의 웅대한 목표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최적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관련 기업과 학계,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지역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사천에서 온 이숙미(54)씨는 "낙후된 서부경남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우주항공청 설립"이라며 "다른 지역이 후보지로 거론돼 좀 불안하던 차에 좋은 자리가 마련돼 관련 궁금증을 모두 해소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