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하루 앞두고 전날 본교섭 속개
서울시, 비상수송대책 마련해 파업 대비
'구조조정' 접점 찾으면 '타결' 가능성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파업 예고를 하루 앞둔 29일 밤늦게까지 협상을 벌였다. 이날 저녁 한때 최대 쟁점인 '구조조정'과 관련해 양측이 큰 틀에서 이견을 좁힌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최종 접점을 도출하는덴 난항을 겪었다.
민주노총∙한국노총 소속 양대노조로 이뤄진 연합교섭단과 사측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본교섭을 재개했지만, 개시 10분 만에 협상이 중단됐다. 사측이 구두로 제시한 교섭안을 노조가 문서로 전달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초반부터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협상은 실무간사단 회의를 통해 진행됐다.
쟁점은 사측의 구조조정 계획이다. 지난해 공사는 2026년까지 전체 인력의 약 10%(1,539명)를 감축하는 ‘경영개선안’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연간 당기순손실금이 1조1,137억 원까지 치솟자, 공사채 발행을 승인받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었다. 공사는 올해 9월에도 ‘경영효율화’를 명목으로 재차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임금교섭안을 제시하고, 노조가 이에 반발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이날 공사가 '원안 수정 불가'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 협상 타결의 물꼬는 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합의까진 이르지 못했지만, 노사는 한때 실무간사단 회의를 통해 '구조조정안' 시행은 유보하고, 기존 합의사항인 장기결원인력 충원 및 승무 인력 증원은 내년 상반기 내 실시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협상에서도 사측이 ‘재정위기를 이유로 강제 구조조정이 없도록 한다’고 합의해 파업 위기를 넘겼다.
서울시는 파업 강행 상황에 대비해 이날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퇴직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1만3,000여 명을 투입해 지하철 수송 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오전 7~9시 출근시간엔 지하철을 정상운행하고, 오후 6~8시 퇴근시간과 낮 시간대엔 각각 평상시 운행률의 85.7%, 72.7% 수준을 유지한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다음 달 7일 이후엔 비혼잡 시간대 운행률을 67.1~80.1%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출∙퇴근 시간대 시내버스 359개 노선 집중배차를 30~60분 연장하고 △지하철 혼잡 역사에 전세버스 배치 △자치구 통근버스 활성화 등을 병행한다. 지난 10일부터 부제가 전면 해제된 개인택시 운행도 독려한다.
시 직원 138명도 혼잡도가 높은 주요 역에서 안전관리에 투입된다. 시는 지난달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계기로 이달 초부터 23개 역사에 안전인력 260명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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