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토로한 러닝타임 192분 '아바타: 물의 길' 관객들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측 "노키즈존 상영관 없다"
많은 이들이 풍부한 사운드와 큰 화면으로 집에서 느낄 수 있는 것 이상의 몰입도를 느끼기 위해 영화관 티켓을 산다. 말소리, 의자를 차는 행동 등 집중을 깨는 주변 관객의 행동은 불만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몇몇 어린이들이 의도치 않게 주는 피해 속에서 일부 영화 마니아들은 노키즈존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다.
노키즈존 상영관을 요구하는 관객들은 지난달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한 후 더욱 많아졌다. 이 작품의 러닝타임은 무려 192분으로 어린이들이 상영 내내 집중하기엔 다소 긴 시간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 관객들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게시물들이 게재됐다. 근처에 앉은 아이가 너무 자주 화장실에 들락날락해 집중하지 못했다는 후기, 부모에게 거듭해 "저 사람은 누구야?" "저건 뭐야?"라고 묻는 목소리에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글들이 게시판을 채웠다. 뒤에 앉은 어린이 관객이 의자를 계속 발로 차 힘들었다는 관객도 있었다.
계속되는 불편함 속에서 관객들은 대안을 찾아 나섰다. 어떤 네티즌은 "난 영화관 가서 볼 때는 꼭 심야 상영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어린 관객들이 극장에 거의 없는 시간을 떠올려 내린 결론이었다. 일부 관객들은 아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상영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영화관들에는 모두 노키즈존 상영관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영관을 신설할 계획도 없다.
노키즈존 상영관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차별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극장 측도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CGV 측 관계자는 본지에 "극장이 노키즈존을 만들어 어린이 관객은 시끄럽다는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게 될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키즈존 없이) 관객들이 모두 에티켓을 즐기면서 문화생활을 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의 출입을 막는 상영관을 만드는 게 완벽한 정답이라고 보기 어렵기도 하다. 노키즈존 상영관이 마련된다면 또 다른 관객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공간이 생길 수 있다. 노키즈존 식당과 카페가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상황 속에서 영화관 밖에는 노유스존, 노실버존 등을 내세우는 공간들도 있었다. 극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린 관객들을 위한 특별한 상영관은 좋은 대안이 된다. 자동차석, 어린이석이 있는 CGV하계 씨네키즈는 여기에 속하는 대표적인 예다. 아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자리를 골라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보호자들을 위한 일반석도 마련돼 있다. 아이는 일반 상영관보다 더 예쁘고 편안한 곳에서 매너를 지키는 법을 연습할 수 있고 부모는 영화에 몰입하고 싶은 관객에게 피해를 줄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
에티켓을 익히지 못한 아이라면 미숙한 실수를 한 번쯤 하는 것도 당연하다. 배려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어린이를 통제하는 일은 부모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아이가 계속 집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린이가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질 때 모두가 조금 더 행복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아이들을 일반 상영관에서 내보낸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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