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윤핵관이 오히려 나경원 키워주고 있다"
"윤 대통령, 걱정스러운 상황"
보수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여권 주류에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투사로 만들며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만큼 나 전 의원이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정치적으로 힘들어진다는 진단도 내놨다. 윤 전 장관은 시대나 정국의 흐름을 꿰뚫는다는 시각에서 보수의 책사(策士), 장자방(張子房) 등으로 불려왔다.
윤 전 장관은 지난 16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친윤석열계(친윤계)가 나 전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을 두고 "나 전 의원은 투사형이 아닌데 왜 자꾸 저렇게 투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납득이 안 간다"며 "오히려 나경원 전 의원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고 했다. 또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저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나 전 의원을 키워주는 효과를 가져온다"며 "굳이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최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나 전 의원을 향해 '반윤 우두머리'로 규정하며 비난한 것에 대해서는 "우두머리라면 세력이 있다는 말인데 혼자 무슨 우두머리를 하느냐"며 "아니면 벌써 당내에 반윤 세력이 생겼다는 것인데 그럼 대통령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말 아니냐"고 반문했다.
윤 전 장관은 진행자가 나 전 의원에게 할 수 있는 조언을 묻자 "저 같으면 출마한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당선되든 안 되든 무조건 출마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여기서 출마 안 하면 정말 정치적으로 힘들다"며 "정치를 하루 이틀 하고 말 게 아니니 낙선을 하더라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서는 "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윤 전 장관은 "국정을 이끌어 가는 스타일이 국민이 볼 때 썩 민주적이라고 보이지 않고, 흔히 말하는 콘텐츠도 내놓는 게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가 정책의 가장 중요한 두 축인 안보나 경제에 있어 본격적인 정책을 내놓은 일도 없고 방향을 제시한 일도 없다"며 최근 낮은 지지율은 "그런 점에 대한 실망감의 표시"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한 매체하고만 인터뷰를 한 것을 두고는 "미리 질문을 받아서 했을 것이고, 신년회견을 못 할 지경이면 국정 파악이 잘 안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족하면 배석했던 각료가 대신 답을 하는 식으로라도 회견을 했어야 한다고 본다"며 "어려우니까 피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준 것은 정말 큰 실수"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해서는 대통령의 권위를 찾을 수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조언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그래도 말을 해야 한다면 "검찰이 소환하면 그때마다 가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검찰이) 계속 불러도 나오는 게 없다면 국민이 검찰을 비판할 것"이라며 "본인 입으로 여러 차례 '전혀 두려운 게 없이 깨끗하다'고 했으니까 그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검찰이 소환하면 (그때마다) 가야 한다"고 했다. 대표직과 관련해선 "(이 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놓으려면 진작, 검찰 가기 전에 내려놨어야 했다"며 "지금은 타이밍을 놓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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