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이사 후보 다시 뽑기로
"후보자 명단·선출 기준 공개"
10일 후보 모집·3월 7일 후보 선출
다음 대표이사(CEO) 단일후보로 뽑히며 연임 가능성이 높아보였던 구현모 KT 대표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국민연금과 사외이사들이 단일후보 선정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후보 자체를 공개경쟁을 통해 다시 뽑기로 했다. KT가 대표 선출 문제 등으로 주요 임원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회사 안팎의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3월 7일 최종 후보 다시 선출"
KT는 다음 대표 후보를 '완전공개경쟁' 방식으로 다시 뽑겠다고 9일 밝혔다. 차기 대표 후보에는 구 대표도 포함된다. 단 구 대표를 포함한 사내이사는 후보자 심사에서 빠진다.
구 대표가 단일후보로 선정됐던 지난해 공개경쟁과 다른 점은 ①어떤 후보가 지원했고 ②어떤 기준으로 선출됐는지 모두 알린다는 점이다. 지난 경선에선 후보자와 심사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조차 "셀프 후보 선출"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10일~20일 외부 후보자를 모집한 뒤 1차 심사가 이뤄진다. 후보 선출 기준은 ①경영·경제에 관한 지식과 경력 ②기업 경영을 통한 성공 경험 ③최고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 ④정보통신분야 전문적 지식과 경험 등이다. 28일에는 복수의 최종 후보군이 가려지고 다음 달 7일 최종 후보를 뽑을 계획이다.
구현모는 왜 대표 후보 자리 내놨나
이날 KT는 어수선한 분위기로 돌아갔다. 오후 3시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비공개 기업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는데, 설명회 직전 대표 후보 재선출 얘기가 흘러나왔다. KT 내부 관계자들도 "처음 듣는 얘기다", "당혹스럽다"며 상황 파악을 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이날 구 대표를 포함한 KT 사내, 사외 이사들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구 대표 연임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주로 사외이사들이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뜻밖의 변수를 만난 구 대표는 사외이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완전 재경선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대표 후보 공개경쟁이 회사 안팎의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한 '구현모의 결단'이었다면 이번 공개경쟁 재추진 결정은 상당히 다른 분위기 속에서 나왔다.
이날 이사회 결정에는 3월 주주총회 키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공정성을 지적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이날 기업설명회에 나서 기관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에게 지난해 사업 실적과 사업 전망을 설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사회가 대표 후보를 다시 뽑기로 하자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본인이 다음 대표 후보자 중 한 명인 만큼 공정성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구현모, 또다시 승리할 수 있을까
이제 시선은 구 대표가 또다시 대표 후보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로 모인다. 현재로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앞서 한 차례 공개경쟁을 통해 대표 후보가 됐지만 공정성과 신뢰성 지적을 받으며 후보 자리 자체를 내려놔야 했던 만큼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상태다. 회사 밖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구 대표를 향한 여권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단 이번 경쟁에서도 구 대표가 승리한다면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은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경선과 달리 내용이 공개되는 만큼 공정성이나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