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SM 계약 주주가치 훼손" 하이브 지적에 반박
카카오엔터 "필요한 모든 방안 강구할 계획" 선언
법원 가처분 결과 이후 공개 매수 가능성 제기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당장 28일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가 끝나고 다음 달 초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가 법원에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면서 서로를 향한 치고받기 강도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7일 김성수 대표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며 하이브가 24일 제기한 의혹을 반박했다. 하이브는 당시 SM과 카카오가 맺은 사업 협력 및 주식 발행 계약에 ①SM 신주 혹은 주식연계증권, 카카오에 우선 부여 ②카카오엔터가 SM 국내외 음원에 대한 제한 없는 배타적 권리 획득 ③카카오엔터가 북·남미에서 SM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관리 ④카카오엔터에서 공연·팬 미팅 유통 총괄 등 내용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는 "SM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계약"이라며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엔터 "전략 수정 불가피"…공개 매수 나서나
김 대표는 "이번 사업협력 계약은 3개 회사가 함께 이루어 나갈 비전과 방향성을 포괄적으로 담았다"며 "계약서 일부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해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한 하이브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주 전환사채 우선 부여에 대해선 "소수 주주가 일반적으로 보유하는 희석 방지 조항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카카오가 SM의 음원 유통, 해외 매니지먼트 관리, 공연 및 팬미팅 유통 총괄 등의 사업을 맡는 것을 두고 김 대표는 "카카오엔터는 확고한 음원 유통 점유율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사업자"라며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플랫폼 네트워크, 음원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SM의 음원 경쟁력 강화와 매출 및 수익성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양사 파트너십 존속이 위협받는 상황에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와 긴밀하게 협의,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 찾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카카오엔터가 추가적으로 SM의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공개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때마침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이 카카오엔터에 투자하기로 한 1조2,000억 원 중 1차 투자금 8,975억 원도 24일 들어왔다.
하이브는 이날 낮 곧바로 입장문을 내며 맞받아쳤다. 이 회사는 "카카오엔터는 국내 거대 플랫폼 기업 카카오와 함께 모호한 입장을 지속하는 것보다는 이 내용이 'SM과의 사업적 협력 대신 적극적 경영 참여를 하겠다는 선언'인지 입장을 밝혀주시는 것이 자본시장 참여자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책임 있는 행동이 될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하이브 공개매수, 가처분 결과에 따라 SM 주인 가려질 듯
한편 이번 주 중 SM 경영권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감일은 3월 1일인데 당일이 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8일 끝난다. SM 주가가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12만 원보다 높으면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 이날 SM 주가는 전일 대비 700원 떨어진 12만 300원에 마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엔터가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1차 투자금은 공시상 타법인증권 취득 자금으로 온전히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보낸 9,000억 원 가까운 돈을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카카오가 SM 인수에 나설 경우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카카오엔터는 최대 14만1,000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카카오는 다음 달 초 나올 법원의 판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가 SM에 신주 발행 대금을 지급하는 날은 3월 6일. 법원은 28일까지 추가 자료를 받겠다고 밝혔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지분 격차는 큰 폭으로 벌어지면서 하이브가 완승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돼 카카오가 SM지분 9.05%를 확보하고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 실패하면 양사의 지분율 격차는 4.4%포인트로 좁혀진다. 카카오가 SM 최대 주주 자리를 두고 겨뤄볼 만해지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가 13만 원 넘는 가격으로 SM 지분을 사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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