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성명 내고
"보호시설 내 고양이 복지 최대한 충족해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 방안도 요구"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마라도 고양이의 반출 작업을 시작한 것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마라도 고양이 반출은 끝이 아니라 공생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피해를 막는다며 준비 없이 마라도 고양이의 대대적 포획을 추진해 논란(본보 1월 15일자)을 일으킨 바 있다. (☞관련기사: 귀 닫은 문화재청...고양이는 죄가 없다)
49개 단체로 구성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전국행동)은 1일 성명을 내고 "고양이 반출이 불가피하게 이뤄졌더라도 그 대상 동물 역시 소중한 생명"이라며 "보호시설 내에서도 최대한 복지를 충족할 수 있도록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고양이들이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후 시설 운영을 위한 예산과 계획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행동은 "마라도 내 고양이 감소로 인한 쥐 증가로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거나 섬에 고양이가 다시 유입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뿔쇠오리를 비롯한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 방안 모색도 꾸준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마라도 내 서식하는 야생동물의 보호를 위해 고양이 반출 조치가 필요했다면 이를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마라도 고양이 반출이 명백한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화재청과 제주도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은 채 생명의 가치에 경중을 나누고 차별했다"며 "많은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마라도에서 반출된 고양이는 지자체 보호소에 보내지거나 '묻지마 입양'의 대상이 되었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제주 세계유산본부는 동물단체들과 1일 오후부터 마라도 내 고양이 포획작업에 들어갔다. 포획한 고양이들은 바지선을 통해 섬 밖으로 이동한 뒤 건강검진을 거친 후 세계유산본부 옆 야외에 신설되는 보호시설(약 396㎡)에서 지내게 된다. 해당 시설은 제주 세계유산본부가 책임을 맡고, 전국행동에서 뜻을 같이 한 '유기동물없는 제주 네트워크'(유동네)에서 고양이에 대한 보호와 관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전국행동은 "마라도의 경우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문화재로서 문화재법을 근거로 일방적인 고양이 반출이 강행됐지만 이는 특수한 경우일 뿐"이라며 "다른 지역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고양이 반출과 같이 일차원적이고 단순한 접근이 아닌, 생태계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해 올바른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며 "특정 동물이 불필요하게 고통받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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