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진도개 보존 연구용역보고서' 발간
암컷은 9년, 수컷은 9~10년 번식에 동원
농가들 "노령견과 탈락견 관리 어렵다"토로
동물단체 "진도군 내 모든 개 복지 고려해야"
천연기념물 제53호인 진돗개가 평균 9년간 번식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진돗개를 키우는 농가들은 노령견을 기를 때 사육비가 부담되고, 천연기념물 심사에서 탈락한 '탈락견' 관리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13일 전남 진도군에 따르면 공주대의 '2022년 진도개 보존 및 관리방안 연구용역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다. 연구용역은 진도군이 진돗개 보호와 보존기반 마련을 위한 관리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공주대에 의뢰해 지난해 10~12월 진행됐다. 보고서는 천연기념물 진돗개를 기르는 농가 11곳을 심층 설문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이에 따르면 진돗개 평균 수명은 12~17년, 1마리당 월 사료비는 3만~5만 원으로 조사됐다. 암컷은 평균 9년, 수컷은 9~10년 번식에 동원됐고, 암컷의 분만 횟수는 평균 2년에 3회가량이었다.
사육농가들은 "번식이 더 이상 불가능한 노령견 사육과 천연기념물 심사에서 탈락한 탈락견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며 "탈락견으로 예상될 경우 아예 심사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또 "(소동물병원이 없어) 방역, 예방접종, 질병관리를 위한 수의사가 필요하며 진돗개 심사와 혈통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진도군 내에는 개, 고양이 등 소동물 진료를 위한 동물병원과 동물장묘시설이 없다. 보고서는 "양육 농가를 대상으로 동물복지 위주의 양육관리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동물복지를 위한 기본시설인 소동물병원과 동물장묘시설이 설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2021년 기준 진도군에서는 1,625가구가 4,282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 중 천연기념물 심사에 합격해 전자칩을 삽입한 진돗개 등록견은 1,609마리(623가구), 부모견이 천연기념물이지만 심사를 기다리면서 전자칩을 삽입한 미등록견은 1,372마리(652가구), 진돗개 이외의 개는 1,301마리(658가구)였다.
보고서는 "당초 2,000가구에서 1만 마리를 사육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진돗개 수는 적었다"며 "공동주택으로 주거형태가 바뀐 점, 주변 민원으로 인한 개체 수 감소,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시스템의 미흡과 실태조사 누락이 원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관련기사: 차라리 진돗개를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하라)
지난해 8월 기준 천연기념물 진돗개 사육견사는 총 1,780칸으로 이 중 사육환경이 열악한 뜬장(바닥까지 철조망으로 엮어 배설물이 그 사이로 떨어지도록 만든 철창)은 77개였다. 사육장 관리 상태는 양호 330가구, 보통 105가구, 불량 39가구로 평가됐다. 사육일지를 작성하는 농가는 481가구 중 4가구에 불과했다.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천연기념물 보존 사업 때문에 다른 진돗개들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진도군 내 모든 개들의 복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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